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보유세는 강화한다. 유주택자에 대한 전세 대출을 비롯한 대출 규제는 더 조이되, 청년·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구매자, 서민 주거 등은 핀셋 지원을 한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심각한 문제며 대책을 마련하겠다.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고품질 공공임대 주택을 꾸준히 공급하겠다.’
어제 이재명 대통령이 세 시간 넘게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토대로 예상해 본 정책 방향이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미뤄 볼 때, 부동산 정책의 대체적인 방향은 정해진 듯하다. 범위와 강도, 차등의 정도 등을 정하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세부 내용이 중요하다. 보유세 강화만 해도 각론이 쉽지 않다. 이 대통령조차 “보유세 강화를 통상적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 해도 (현재의) 세 배는 올려야 한다”면서도 “그러면 폭동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있어 결국 타협해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균형 있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조세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납세자의 수용성이 확보돼야 한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조세 행정의 원칙으로 제시한 부담의 공평성, 세금의 예측 가능성, 편의성, 행정비용 최소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보유세 강화로 부담이 늘어날 계층에 대한 소통과 설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일정한 소득은 없는데 집값 상승으로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게 된 은퇴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보유세 강화 시 ‘퇴로’를 열어주는 것에 해당하는 거래세 인하안이 마련돼야 한다.
토론회에서 정작 공급 대책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뤄졌다. 공급은 단기 대책이 아니라 중장기 대책이기에 당장 속 시원한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정부가 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소극적인 듯한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서울 공급 부지는 부족하다며 “수도권을 헬기 타고 돌아볼 생각”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을 위해선 중앙정부가 서울시 등 지방정부와 머리를 맞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급 부지 조성도, 재개발·재건축 확대도 지방정부와의 협력 없이는 속도를 내기 힘들다. 헬기 타고 땅 찾는 것보다 지방정부와의 협력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