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관리실 불지른 뒤 “다 죽어” 흉기 난동…70대男 ‘아파트 테러’

중앙일보

2026.07.23 13:00 2026.07.23 13:4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23일 오전 8시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8시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단지. 낡은 아파트 단지 안쪽에 있는 1층짜리 관리소는 출입구 주변이 불에 타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경찰이 노란색 차단선을 여러 겹으로 둘러놓았다. 한 주민은 “바깥에서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나길래 확인해 보니 관리실에서 몸에 불이 붙은 사람들이 뛰쳐나왔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는 이웃이 크게 다쳤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전 8시29분쯤 이 아파트 관리실에서 폭발성 화재가 발생해 40~70대 8명(남 2명·여 6명)이 다쳤다. 이들 중 6명은 전신 화상을 입었다. 중상자 가운데 1명은 상태가 위중해 헬기로 서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실에 난 불은 약 20분 만인 이날 오전 8시48분쯤 진화됐다.

사고 당시 관리실에는 관리규약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관리실 관계자와 입주민들이 모여 있었다. 경찰은 이곳에 70대 남성 주민 A씨가 인화물질을 뿌리고 방화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도 화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아파트에서는 일부 입주민과 관리실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관리실에 불을 지른 A씨는 오래 전부터 아무런 자격 없이 아파트 운영에 관여하려고 하고 관계자들을 괴롭혔다”며 “최근 주민대표를 뽑는 선거 과정에서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투표함을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고 했다. A씨는 최근 아파트 주민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임원직에 출마했다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화재 직후 현장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집으로 가 흉기를 들고 다시 나와 “다 죽여버리겠다” “할복하겠다”며 주민들을 위협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또 다른 주민은 “사고가 나기 전날인 22일 밤에도 누가 관리실 주변 폐쇄회로TV(CCTV) 케이블을 뽑거나 망가뜨려 놓은 것을 발견해 오늘(23일) 오전 관리실에 확인을 해보려고 했다”며 “지금 보니 범행을 하기 위해 일부러 CCTV를 망가뜨린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계획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증언이다. 그는 “한 달여 전에도 A씨가 경로당에 들어가 노인들을 때릴 것처럼 위협하는 일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는데 그냥 넘어갔다. 그때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아 이렇게 큰일이 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사고 현장에 대한 감식을 하는 한편 목격자와 부상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가 치료 중이라 정식 조사는 시작하지 못했다”며 “계획범죄 여부 등 제기되는 모든 의문점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석.백경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