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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장관 “한·미 조선협력, 선박 생산숫자로 평가할 것”

중앙일보

2026.07.23 13:35 2026.07.2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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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한·미 간 조선산업 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해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문을 연 23일(현지시간) “핵심은 말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선박이 만들어지는지와 같은 결과”라며 한국 정부에 실질적 성과를 압박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미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축사에서 미 조선소 현대화 등을 위해 양국 간 15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을 거론하며 “이 양해각서들은 한국의 약속과 제가 바라는 대로 현실을 만들어 줄 핵심 주제와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말만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미국에서 선박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미국 내 선박에 관한 회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미국 내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협력센터를 얼마나 많은 회의를 여는지, 얼마나 많은 MOU를 체결하는지, 얼마나 많은 칵테일 파티를 여는지로 평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분이 투자하는 자본, 현대화한 시설, 훈련시킨 노동자, 구축하는 공급망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과 한국이 함께 미국에서 생산한 선박을 몇 척 만들었는지라는 단순한 숫자로 평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양국 간 조선산업 분야별 협력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 문서를 펴 보이며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양국 간 조선산업 분야별 협력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MOU) 문서를 펴 보이며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MASGA 거점’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

조선협력센터는 한·미 간 조선 협력 ‘마스가(MSAGA)’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이날 워싱턴 DC에서 닻을 올렸다.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서 약속한 1500억 달러의 조선 분야 투자 실무를 총괄하고 한국과 미국 의회·정부·기업을 잇는 중간 채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날 센터 개소식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말보다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뼈있는 말을 내놓은 셈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것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기준”이라며 “이는 과정 중심이 아닌 결과 중심 모델이고, 약속이 아닌 생산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모든 군함과 상선, 미국서 직접 건조해야”

러트닉 장관은 미국의 조선산업 현황에 대해선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와 최상의 선박을 건조했고 세계적 수준의 제철소, 공급업체, 엔지니어, 유능한 노동자들의 지원을 받았지만 잘못된 리더십과 무능한 정치인들, 잘못된 정책으로 조선 분야 주도권을 다른 국가들에 내주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강국 역량을 되찾겠다고 약속했고, 미국이 조선소를 현대화하고 해양산업 역량을 확대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군함과 모든 종류의 상선을 미국에서 직접 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방·혁신회의’ 행사에서 미국의 해군력 증강을 강조하며 “외국에서 만들어진 선박을 일부 구매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 줄 수 있느냐”고 타진한 적도 있다.

하지만 러트닉 장관은 ‘모든 함정의 미국 내 건조’ 원칙을 다시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국외에서 건조된 선박의 구매 계약을 성사시키려면 미군 함정의 외국 조선소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번스-톨레프슨법’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 의회에서는 한국 등 동맹국 조선소에 예외를 허용하는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안’ 등이 발의돼 있지만, 본격적인 심의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강경화 주미대사,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단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강경화 주미대사,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 주요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워싱턴 특파원단



“선박 건조과정서 장애물 막히면 제거해줄 것”

러트닉 장관은 한국이 약속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분야 대미 투자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 부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하며 미국 내 선박 건조 시 규제 장벽에 막히면 상무부가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여러분이 선박 건조와 장애물에 부딪히거나 환경이 여러분을 완전히 환영하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상무부에 연락해 달라. 여러분이 미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규제상 장애물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큰 기회”라며 “미국 내에서 투자하고 생산하며 역량을 구축할 준비가 된 한국과 같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과 함께 미국의 해양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관 장관 “마스가로 미 해양강국 위상 강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센터(KUSPC)’ 개소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러트닉 장관에 앞선 축사에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양 행동 계획을 강력히 지지하며 미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의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며, 과거의 분열을 극복하고 미국의 해운산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것이며, 미국의 해양 강국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군함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바로 미국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조선 협력 투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명확하고 지속적인 수요 ▶강력한 인센티브 ▶동맹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 등 세 가지를 미 측에 요청했다.

조선협력센터를 이끌게 된 이종건 센터장은 “센터는 조선소, 공급망 기업, 연구기관, 정부기관, 양국 대학 등 조선산업 생태계의 모든 주체를 잇는 핵심 허브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공동 비전을 구체적인 프로젝트, 의미 있는 투자, 측정 가능한 성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 주한미대사 “동맹 강화 제 최우선 과제”

이날 개소식에는 미셸 박 스틸 주한미국대사도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국 부임을 앞두고 한·미 협력 강화를 위한 행사에서 첫 공개 행보를 한 셈이다.

스틸 대사는 축사에서 “조선 분야 협력은 우리 관계의 강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며 “양국 동맹의 강화는 제가 대사로 재임하는 동안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미 상원 인준을 받은 스틸 대사는 내주 한국에 입국해 내달 초부터 서울에서 공식 부임 절차를 밟고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소식에는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 스틸 대사 외에 강경화 주미대사, 헝 카오 미 해군부 장관 대행, 토드 영 공화당 상원의원(인디애나),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애리조나), 윌리엄 키밋 미 상무부 국제무역차관 등이 참석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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