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전설을 완성하는 무대인 동시에 미래의 주인공을 세상에 알리는 무대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파우 쿠바르시(스페인), 요한 만잠비(스위스), 아유브 부아디(모로코), 길베르토 모라(멕시코) 등 10대와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세계 축구의 새 얼굴로 떠올랐다.
FIFA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기뻐하는 파우 쿠바르시. 로이터=연합뉴스,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스페인의 중앙 수비수 쿠바르시였다. 쿠바르시는 스페인의 8경기에 모두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단 1실점만 허용하는 철벽 수비를 완성했다. 준결승에서는 킬리안 음바페를 봉쇄했고, 결승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공격진에 슈팅 기회조차 거의 내주지 않았다. 빌드업 능력도 세계 정상급이었다. 결승전에서는 패스 성공률 98%를 기록하며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화려한 골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쉬운 공격수를 제치고 FIFA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이유다. 역대 월드컵에서 수비수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건 그가 처음이다.
쿠바르시는 이미 FC바르셀로나에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검증된 유망주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세계 최고의 센터백 자원이라는 평가를 확실히 굳혔다. 스페인 언론은 그를 향후 10년 이상 대표팀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스페인으로 돌아가 동료와 함께 팬들 앞에서 퍼레이드를 마친 쿠바르시는 짧은 휴식을 마친 후 소속팀 바르셀로나의 다음 시즌 준비에 합류했다.
스위스의 깜짝 스타 요한 만잠비. AP=연합뉴스
스위스의 요한 만잠비는 이번 대회 최고의 ‘깜짝 스타’다. 조별리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교체 투입 2분 만에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순식간에 세계 축구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에도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쌓으며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강한 압박,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최전방까지 소화하는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스위스의 돌풍을 이끌었다.
월드컵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유럽 빅클럽들의 영입 경쟁이 치열해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이적이 유력했던 만잠비는 애스턴 빌라로 방향을 틀었다. 애스턴 빌라는 무려 6000만 유로(약 1023억원)를 투자하며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까지 새로 썼다. 계약 기간은 2030년까지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도 출전하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그를 새로운 중원의 핵심 자원으로 낙점했다. 만잠비는 유소년 시절부터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 거액의 이적료를 선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모로코의 미드필더 아유브 부아디(오른쪽). AP=연합뉴스
모로코의 18세 미드필더 아유브 부아디도 눈부신 활약으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들을 상대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로코가 8강까지 이끈 그를 잡기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해 유럽 정상급 구단들이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부아디의 소속 구단인 프랑스리그의 릴은 8500만파운드(1683억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책정했다. 릴 유스팀에서 성장한 그는 지난 시즌에는 프랑스 리그1 30경기를 포함해 전체 42경기 1도움을 기록했다.
멕시코의 미드필더 길베르토 모라. AP=연합뉴스
개최국 멕시코가 배출한 샛별 길베르토 모라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생인 그는 월드컵에서 펠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선발 출전하며 멕시코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이미 자국 리그에서 어린 나이에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는 월드컵을 계기로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모라를 향한 유럽의 관심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 등이 꾸준히 관찰하고 있으며, 독일 도르트문트 역시 영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소속팀 티후아나는 유럽 진출을 대비한 바이아웃 조항을 포함한 재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