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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개원 후 잇따른 탈당…“유권자 신뢰 무너뜨려”

중앙일보

2026.07.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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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의회 곳곳에서 개원과 동시에 탈당 후 의장직이나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민주당 연수구을 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인천 연수구청 앞에서 한지혜 의원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연수구을 지역위원회

10일 민주당 연수구을 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인천 연수구청 앞에서 한지혜 의원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민주당 연수구을 지역위원회


경기 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재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번 6·3 지방선거를 치렀다. 동두천시의회는 선거에서 총 7석 중 민주당이 4석, 국민의힘이 3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임 의원은 탈당 후 의장 선거에서 의장 자리를 차지했다.

경남 사천시의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3선인 최용석 의원은 의장 선거 하루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사천시의회는 총 12석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6석씩 양분하고 있었다. 이후 열린 의장 선거에서 최 의원은 7표를 받아 의장에 선출됐다.

인천 연수구의회 한지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지만, 임기 시작 사흘 만에 탈당했다. 한 의원은 선거 당시 상대 후보가 없어 무투표로 당선됐다. 정당 공천이 사실상 그대로 당선으로 이어진 경우여서 논란이 더 컸다. 연수구의회는 여야가 7대7 동수로 시작했지만, 한 의원이 탈당하면서 국민의힘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그는 국민의힘 지지를 받아 상임위원장(자치도시위원장) 자리를 챙겼다.



“꼼수 탈당 막아야”

세 사례 모두 여야 의석이 팽팽하게 갈린 지방의회에서 벌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의원들은 “원 구성 논의에서 배제됐고, 당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자리를 위한 탈당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들의 해명에도 지역 시민단체들은 규탄 성명을 발표하거나 국회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13일 사천시민행동이 경남 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후 의장직에 선출된 최용석 의원과 시의회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사천시민행동이 경남 사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후 의장직에 선출된 최용석 의원과 시의회를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천시민행동은 최 의원의 탈당 논란을 두고 “시의회는 출범하자마자 자리싸움에 눈이 멀어 유권자를 기만하고 의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며 “민생 정치도, 민주주의의 기본인 협치도 없는 야합과 배신의 진흙탕 싸움뿐”이라고 비판했다. 인천 연수구 지역사회에서는 주민소환제를 통해 한 의원을 해임하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다만 주민소환제 청구 요건이 까다로워 진행되지는 않았다.

동두천시지방자치행정감시단은 의장직·부의장직·상임위원장직을 노린 탈당 등을 막기 위한 입법청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의환 단장은 “정당 정치의 실현 의지나 이념적 지향은 모두 무시한 채 자리 욕심 때문에 유권자의 선택을 저버리는 행동을 막고자 한다”고 했다.

국회에선 민주당 허종식 의원은 최근 지방자치법·주민소환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묶어, 임기 개시 30일 이내에 탈당한 지방의원은 임기 내내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등 대표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고경훈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의원 개개인보다는 정당의 정책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데, 개인적인 이유로 탈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적을 바꾼 경우 의회 홈페이지나 선거 공보물에 그 사항을 공개하는 등의 제재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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