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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OECD 20위로 낮은 편…취득·양도세 합치면 최고 수준

중앙일보

2026.07.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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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세, 주요국과 비교해 보니

[사진 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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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는 맞지만 세 배씩 올리면 폭동이 일어난다. 이미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증세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통상적인 선진국 수준으로 하려고 해도 보유세를 세 배는 올려야 한다”며 “과거에 정상화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직장이나 교육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집을 비우더라도 ‘실거주’보다 ‘거주용’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실수요와 투기 목적을 구분한 과세 원칙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 “보유세 3배 올리면 폭동”
정부는 8월 초 발표할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통해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있다. 양도세는 비거주 주택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해 투기성 차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래픽=이윤채 기자

그래픽=이윤채 기자

거래보다 보유에 과세의 무게를 싣겠다는 방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꾸준히 권고해온 개편 방향과 맞닿아 있다. 다만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양도세 부담까지 높일 경우 세제 구조를 정상화하기보다 전체 세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의 문제 의식에도 일정한 근거는 있다. 정부가 주로 근거로 삼는 것은 부동산 시세 대비 실제 보유세 부담을 나타내는 ‘실효세율’이다. 공공기관의 공식 통계는 없지만 민간 연구기관인 토지+자유연구소가 지난해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조사 대상 30개국 가운데 20위로 뉴욕(약 1.0%), 도쿄(1.7%), 상하이(0.4~0.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실효세율의 바탕이 되는 부동산 시세는 변동성이 크고 국가별 산정 방법도 달라 비교에 한계가 있다. 보유세 부담을 어떤 기준으로 측정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다른 지표를 보면 한국의 위치는 달라진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GDP 대비 보유세는 0.9%로 OECD 평균(0.9%) 수준이다.

그래픽=이윤채 기자

그래픽=이윤채 기자

보유세뿐 아니라 취득세와 양도세 등을 포함한 전체 부동산 관련 세수는 오히려 OECD 최상위권이다. OECD가 지난 2일 발표한 ‘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6’에 따르면 한국의 부동산 관련 세수는 GDP의 3.0%로 OECD 평균(1.6%)의 두 배에 가깝다. 전체 조세수입에서 부동산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1.7%로 OECD 평균(5.1%)을 크게 웃돈다. 한국의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만 놓고 보면 낮은 편이지만, 취득세와 양도세까지 포함하면 전체 세 부담은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상반된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OECD가 문제 삼은 것은 세금의 총량보다 과세 구조다. OECD 주요국은 부동산을 보유하는 동안 반복적으로 부과되는 보유세가 전체 부동산 세수의 평균 56.0%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29.4%에 그쳤다. 반면 취득세와 등록세 등 거래 단계에서 걷는 세금은 전체의 50.4%에 달한다. OECD는 주택시장 압력이 완화되면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세수 중립적 전환’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전체 세수는 유지하되 거래 비용을 줄여 주거 이동성과 시장 효율성을 높이라는 의미다.

주요국도 부동산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지만 한국처럼 거래세 비중이 높지 않다. 미국은 재산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연방 차원의 취득세는 없고, 장기 보유 주택에는 양도세 감면 제도를 운용한다. 일본과 중국 역시 취득세를 부과하지만 다주택 여부에 따라 최고 12%까지 중과하는 한국식 구조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권마다 ‘냉온탕식’ 세제개편 혼란 키워
양도 단계의 차이도 크다. 미국은 자산을 1년 넘게 보유하면 장기자본이득세율을 적용하며, 한국처럼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을 가산하는 중과 체계는 없다. 한국은 양도차익에 기본세율 6~45%를 적용하고, 다주택자 중과가 시행되면 최대 30%포인트가 가산된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부동산 세제는 취득·보유·양도 전 과정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보유세를 먼저 높이고 일정 기간 뒤 양도세까지 강화하면, 세금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전체 세 부담만 늘리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양도세까지 강화하면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다”며 “세금은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의견도 쟁점에 따라 엇갈렸다.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 홈페이지에는 세제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 3시 기준 접수된 6388건의 제안 가운데 부동산 세제 관련 의견만 1737건에 달했다. 한 참여자는 “보유세를 계속 올려도 집값은 올랐고 결국 임대료로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에서 거주하며 전세를 끼고 1주택을 보유 중이라는 또 다른 참여자는 “비거주 1주택자가 모두 투기꾼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여야의 시각도 엇갈린다. 정부와 여당은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세제 정상화’라고 설명하지만, 국민의힘은 “국민 지갑을 겨눈 증세 예고편”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51%였지만, 분야별 정책 평가에서는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26%에 그쳤다.

정부가 기대하는 시장 안정 효과를 두고도 회의론이 적지 않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종부세 대상은 전체 주택 보유자의 약 3%에 불과하다”며 “극소수 초고가 주택만 겨냥한 증세로는 매물 확대는 물론 보유세 정상화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세제가 크게 뒤집힌 점도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추진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취득세 감면과 양도세 완화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 정부는 종부세 강화와 양도세 중과를 부활시켰고, 윤석열 정부는 다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했다.

이 같은 ‘냉온탕식’ 개편은 보유세 비중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GDP 대비 보유세는 2008년 0.83%까지 올랐다가 2012년 0.68%로 낮아졌고, 문재인 정부에서 2022년 1.02%까지 상승한 뒤 2024년 다시 0.83%로 내려왔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정시장가액비율처럼 시행령으로 바뀌는 기준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흔들리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렸다”며 “핵심 과세 기준은 법률로 정하고 세제도 단순하고 일관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현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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