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흐메트 파티흐 치체클리 전 튀르키예 아르다한 주지사가 자전거 운동복 차림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튀르키예 주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몸에 밀착되는 자전거 운동복을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해임된 튀르키예 주지사의 복직을 요구하는 여론이 현지에서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동부 아르다한주 메흐메트 파티흐 치체클리 주지사는 지난 17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으로 해임됐다.
대통령령에는 구체적인 해임 사유가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치체클리가 자전거 스포츠를 홍보하는 공개 행사에서 몸에 밀착되는 자전거 타이즈를 착용한 사진을 SNS에 올린 뒤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진 점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앞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이난 아크귄 알프 의원은 의회에서 치체클리가 빨간 티셔츠와 검은색 타이즈 차림으로 시민들과 대화하는 사진을 들어 보이며 “하루 종일 타이즈 차림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며 “주지사가 이런 모습으로 시내를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엑스(X)에 올린 글에서도 “틱톡에서 활동하는 주지사들이 등장했다”며 “진정한 성과보다 보여주기식 행위를 일삼는 공직자들에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
“레깅스 아닌 자전거 운동복” 반박
주지사 해임 요구하는 튀르키예 야당 의원. 사진 엑스(X) 캡처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 전직 의원인 샤밀 타이야르도 “사적인 생활에서 무엇을 입든 자유지만 근무 중인 주지사가 타이즈 차림으로 주민들을 만나는 것은 국가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며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지역인 아르다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치체클리는 자신이 입은 옷은 일반적인 사이클 스포츠웨어라고 반박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레깅스가 아닌 자전거 복을 입었을 뿐”이라며 “평일 근무 시간에는 이런 옷을 입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또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계속 페달을 밟겠다”며 “나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스포츠를 하지 않는다. 더 많은 스포츠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해임에 대해서는 “상급자의 권한”이라며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흐메트 파티흐 치체클리 전 튀르키예 아르다한 주지사가 자전거 운동복 차림으로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튀르키예 주지사 인스타그램 캡처
━
시민들 자전거 행진…복직 서명 1만명 넘어
치체클리가 해임된 이후에는 오히려 그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야권 성향 방송사 할크TV에 따르면 치체클리의 복직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지지자들은 그가 스포츠와 청소년 활동, 자전거 관광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아르다한을 떠나는 송별식에서는 지역 자전거 동호인들이 그의 차량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지지를 보냈다.
치체클리는 지지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며 “지금까지 나를 믿고 지지해 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믿는다”며 “그것이 무엇보다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에서 튀르키예 담당 보고관을 맡고 있는 스페인의 나초 산체스 아모르 의원도 치체클리를 공개 지지했다. 그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알프 의원이 집권 여당의 이슬람 보수주의 노선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4월 26일(현지시간) 터키 동부 아르다한에서 아르다한 주지사 메흐메트 파티흐 치체클리(왼쪽)가 관광 홍보를 위한 대중 자전거 투어에 참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메흐메트 파티흐 치체클리 전 튀르키예 아르다한 주지사가 자전거 운동복 차림으로 라이딩을 하는 모습. 사진 튀르키예 주지사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