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주민과 관리인 등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스1
경북 경산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보복 범죄 가능성을 포함한 범행 동기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26일 피해자를 비롯해 관리사무소 전·현직 직원, 경비원, 입주민 등 10여 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또 지난 24일 피의자 A씨(71)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A씨의 범행준비 과정과 행적 등도 조사하고 있다. A씨 휴대전화는 일부 불에 탄 상태로 경찰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복원하는 중이다.
경북 경산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폭발 사건 발생 다음 날인 24일 경찰이 해당 사건 피의자 주거지를 압수수색 후 압수 물품을 들고 철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A씨가 보복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A씨는 그동안 아파트 운영 문제 등으로 관리실과 수차례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소동을 피우다가 여러 차례 경찰 신고를 당한 전력도 있다. 사건 발생 바로 전날인 지난 22일에도 아파트 관리실에서 소란을 피우다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 제지당했다. 당일 입주민 대표는 그를 소란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아직 A씨가 고소 사실을 정식으로 통보받지는 못했으나, 경찰은 주민들 증언을 종합해 A씨가 고소 사실을 인지하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건은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한 1층짜리 관리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관리실에는 아파트 관리규약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관리실 관계자와 입주민들이 모여 있는 상태였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현장은 대피하려는 주민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화재로 50대 여성 1명이 치료를 받다 숨졌으며 A씨를 포함해 7명이 크게 다쳤다. 관리실에 난 불은 약 20분 만인 이날 오전 8시 48분쯤 진화됐다.
경찰은 A씨가 인화물질을 들고 들어가 내부에 뿌리고 방화를 한 것으로 보고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도 범행 과정에서 전신화상을 입어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으로 아직 경찰 대면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전 아파트 일부 폐쇄회로TV(CCTV)가 훼손됐다는 주민 진술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사고가 나기 전날인 22일 밤에도 누가 관리실 주변 CCTV 케이블을 뽑거나 망가뜨려 놓은 것을 발견해 관리실에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며 “지금 보니 범행을 하기 위해 일부러 CCTV를 망가뜨린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3일 오전 8시 29분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관계 당국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현장 주변에 모여있다.연합뉴스
A씨가 특정인을 겨냥한 보복 목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 경찰은 기존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혐의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사고로 숨진 50대 여성 주민에 대해서는 오는 27일 부검이 예정돼 있다. 경찰은 화상을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부검을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