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구급대원이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하고 있는 모습.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중앙포토
지난 23일 경남 사천시에서 90대 남성이 집 밖을 나섰다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 이틀 뒤 열사병으로 숨졌다. 이에 앞서 경남 고성군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밭일하던 90대 여성도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쯤 경남 사천시 송포동의 한 논에 A씨(93·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는 가족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A씨 가족은 같은 날 오후 5시쯤 집을 나섰다가 귀가하지 않는 A씨를 찾아다니다 인근 논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오후 10시37분쯤 경남 진주시에 있는 진주경상국립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병원 도착 당시 의식은 없지만 호흡·맥박은 있었던 A씨는 이후 병원 치료를 이어왔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후 11시21분쯤 사망했다. 사인은 열사병과 다발성 장기부전이었다. 고령인 A씨는 평소 고혈압과 심근경색, 협심증,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사천의 최고 기온은 33.9도, 최고 체감온도는 34도를 기록, 폭염주의보가 발령돼 있었다.
이날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밭에서는 100세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 체온은 42.2도였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 경남 고성군 하일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밭일하던 C씨(97·여)가 쓰러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 소방당국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의료진은 열사병으로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고성군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었으며 최고 체감기온은 32.7도까지 치솟았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감시체계를 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번 달 25일까지 전국에서 1301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6명이 숨졌다. 전체 온열질환자 중 384명(29.5%)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파악됐다. 또 온열질환자 발생 장소로는 작업장(346명·26.6%)이 가장 많았고, 논밭(203명·15.6%), 길가(169명·13%)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경북 의성군에 폭염 특보와 호우 특보가 동시에 발효된 지난 20일 단촌면 구계2리에서 마늘·양파 농사를 짓는 농민이 전날 폭우로 토사를 뒤집어쓴 마늘을 계곡물에 씻고 있다.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26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염중대경보를 확대 발령했다.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더위가 예상되면서다. 기상청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된다”며 야외 활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대구(군위 제외)와 경북 경산·청도, 경남 김해·밀양·함안·창녕·합천(중부) 등 영남 8개 지역에 폭염중대경보를 확대 발표했다.
앞서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경북 고령·포항·경주(중북부·남부), 경남 의령·양산, 전남 광양도 중대경보 단계가 유지됐다.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보다 높은 폭염특보의 최상위 단계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일 최고기온이 39도 이상이거나 최고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인 날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기상청 도시별 관측 정보를 보면, 이날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밀양시는 오후 4시 기온이 39.3도까지 치솟았다. 전날 일 최고기온이 39.1도였던 양산시는 이날도 오후 2시에도 39.1도를 기록, 이틀 연속 39도를 넘겼다.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전남 남동부와 경상권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더위가 예상되고,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무덥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