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람객들이 보잉 MQ-28 고스트 배트 무인 전투 항공기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드론과 자율 시스템이 전쟁의 양상을 바꾸면서 세계 주요 방산업체들이 방산 스타트업 투자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 업체 딜룸에 따르면 서구 선진국 정부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온 대형 방산업체들은 올해 들어서만 총 41억 달러(약 5조9990억원) 규모의 벤처캐피털(VC)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은행 PJT의 우주항공·방산 담당 그웬 베비앙 파트너는 “최근 전쟁들에 기성 플랫폼에 새로운 기술이 병행되는 현대전의 필요성이 드러났다”며 “대형 방산업체들이 이런 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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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쇼도 달라졌다…참가 기업 절반이 방산업체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열린 영국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도 확인됐다. 과거에는 민간 항공우주 기업이 행사의 중심이었지만 올해는 참가 기업 1636곳 중 절반이 방산업체였다. 이는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각국 정부는 요격 미사일과 자율 무인기처럼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무기 확보에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인수합병(M&A)과 자금 조달을 포함한 올해 글로벌 방위산업 관련 거래 규모는 400억 달러(약 58조5200억원)에 달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거래 규모는 2019년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590억 달러(약 86조3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무인항공기 앞에 레오나르도(Leonardo) 로고가 표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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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처럼 생각해야”… 스타트업 확보 경쟁
FT는 전쟁 양상이 빠르게 바뀌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 대형 방산업체들도 더 이상 전투기와 군함, 소형 무기 등 기존 핵심 시장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이제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벤처캐피털 투자자처럼’ 사고하고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방산기술 그룹 탈레스는 파리 증시에 상장된 엑세일테크놀로지스를 39억 유로(약 6조49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미국 록히드마틴은 경쟁사를 제치고 해양 기술기업 울트라마리타임을 34억5000만 달러(약 5조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또 영국을 비롯한 유럽 스타트업에 최소 1억 달러(약 146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회사 프랭크 세인트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리 회사는 유럽에서 아직 드러나지 않은 역량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드론업체 퀀텀 시스템스는 최근 에어버스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기업가치 8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를 인정받았으며 12억 달러(약 1조76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영국 크라켄테크놀로지도 라인메탈 등의 투자로 1억7500만 달러(약 26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 퀀텀시스템스(Quantum Systems)의 무인항공기가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