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살해후 학교서 탕탕…태국 14세 총기난사 ‘7명 참사’
중앙일보
2026.08.07 05:14
2026.08.09 01:40
태국 방콕 북서쪽 외곽 논타부리주에서 14세 중학생이 조부모를 살해한 뒤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최소 7명이 숨졌다. 교직원 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학교 건물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대치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집에서 조부와 조모를 조부가 소지하던 권총으로 살해한 뒤 수㎞ 떨어진 학교로 이동했다. 이후 학교에서 최소 26발을 발사했다. 현장에서는 탄피 26개와 발사되지 않은 실탄 34발이 발견됐다.
태국 논타부리주 뎁시린 논타부리 스쿨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7일(현지시간) 피해자 가족이 학교 밖에서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총격으로 교직원 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부상자 가운데 9명이 위중한 상태라고 밝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용의자는 총격 이후 학교 건물 3층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의 진입을 막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교실 안에 몸을 숨기거나 건물 밖 좁은 난간을 통해 대피했다. 12학년 학생 빠와리사 메일리사는 “여러 발의 총성이 아주 크게 들려 용의자가 바로 우리 위층에 있는 듯했다”며 “총알이 바닥에 박히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용의자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눴다고 증언했다. 17세 학생 뿌린 쿰추는 “그는 내 후배였지만 문제아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를 알던 친구들은 그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총기에 관심이 많았고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태국 논타부리주 뎁시린 논타부리 스쿨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한 7일(현지시간) 경찰이 학교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범행 동기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아누틴 총리는 용의자의 친구를 조사한 결과 학교와 관련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그의 행동을 보면 이번 사건을 분명히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누틴 총리는 피해자 지원과 학교 보안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일반인의 총기 휴대를 제한하는 규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22년 10월 태국 북동부 농부아람푸주의 어린이집에서 전직 경찰관이 총기와 흉기를 휘둘러 37명을 살해한 사건 이후 태국에서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량 살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태국에서는 총기 관련 강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2023년 10월 방콕 시암파라곤 쇼핑몰에서는 14세 소년이 총기를 난사해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지난해 7월에는 방콕의 한 시장에서 총기 난사로 경비원 5명이 숨졌다.
태국 내 총기 규제 강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태국에는 약 1000만 정의 총기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동안 뚜렷한 규제 개혁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박종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