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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 1700발도 안 남았다…주한미군 억지력에도 악영향”

중앙일보

2026.08.08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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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장기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핵심 방공 체계인 패트리엇(PAC-3) 미사일 재고가 1700기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가 무기 부족에 따라 한반도 등에 배치된 방어 체계를 중동으로 돌리면서 북한과 대치한 주한미군의 역량이 더 취약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화된 이란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대공방언 무기가 고갈됐다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LIV 골프 뉴욕 대회 3라운드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장기화된 이란전쟁으로 인한 미국의 대공방언 무기가 고갈됐다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LIV 골프 뉴욕 대회 3라운드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패트리엇 1500기 소진…재고 바닥”

NYT는 8일(현지시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 작전 과정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1500기 이상을 소진했고, 현재 남은 미군의 패트리엇 재고는 1700기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특히 “방산업체들의 생산 속도를 고려할 때 소모된 패트리엇 물량을 보충하는 데 2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수백발의 최첨단 방공 요격 미사일이 한국과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 중동으로 배치됐다”고 전했다.

지난 4일 촬영된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장소에 설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일 촬영된 우크라이나의 비공개 장소에 설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무기가 바닥났다는 관측을 부인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대량의 군수품이 운송(shipped)되고 있다”며 다른 지역에 배치됐던 핵심 자산을 중동으로 실제로 반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북 ‘핵심 자산’ 반출…방공 역량 위협

패트리엇 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15~40km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40~150㎞), 천궁-Ⅱ(15~20㎞)와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한 한·미 연합 방공망을 구성하는 핵심 체계로 꼽힌다.

지난 6월 21일 경북 성주군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사드 발사차량 일부가 재배치돼 있는 모습(오른쪽)과 지난 3월 같은 위치에 배치된 방공무기 모습(왼쪽). 중동 전쟁 당시 성주기지에서 반출됐던 발사차량이 일단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1일 경북 성주군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에 사드 발사차량 일부가 재배치돼 있는 모습(오른쪽)과 지난 3월 같은 위치에 배치된 방공무기 모습(왼쪽). 중동 전쟁 당시 성주기지에서 반출됐던 발사차량이 일단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주한미군은 이란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경북 성주의 사드 체계를 오산 미 공군기지로 옮겼다. 이란전 차출을 위한 ‘대기’ 차원이다. 이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 일부가 중동으로 차출됐다는 사실을 시인하며 “정교하게 계획한 결정(preplanned decision)”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한 당국자는 NYT에 “북한과의 전쟁 시 주한미군이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들은 특히 미군의 핵심 방공 체계 반출이 지속될 경우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방어 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자체 핵무장 쪽으로 기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미국 워싱턴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참석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한정적이라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다. 미군의 대응 능력 약화는 한반도와 대만 등지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도발 가능성을 확대시키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



‘출구 전략’ 모색…무기 생산 압박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무기가 바닥났다는 관측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입수한 국방부 메모에 따르면 스티븐 파인버그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 5일 주요 방산 기업에 “핵심 전력의 납품 증대 및 속도 향상 계획을 21일 내에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파인버그 부장관은 특히 “수년이 걸리는 개발 주기는 용납할 수 없다. 사업 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라”며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서몬트에 위치한 캠프 데이비드에 ‘마린 원’을 타고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따라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서몬트에 위치한 캠프 데이비드에 ‘마린 원’을 타고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더그 버검 내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따라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달 말 백악관의 요청으로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 지출 증대를 위해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 로비를 벌여달라는 요구까지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CNN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에게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對)이란 공습만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고, 무력 충돌 격화 방안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사실상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7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미국 광업 관련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간 7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열린 미국 광업 관련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습을 통해 이란이 합의에 응할 거라는 믿음을 고수하면서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틀 내에서 실행 가능한 다른 옵션을 찾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정보유출자 색출”…이란, ‘항복 리스트’ 공개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부족 우려를 부인하면서도 지난 5일 SNS에 “반역적인 내용을 유출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장기 징역형을 구형할 것”이라고 적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압박해야 하는 시기에 나온 무기 부족 관련 보도에 극도로 분노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주 지잔에 위치한 석유 시설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주 지잔에 위치한 석유 시설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의 혼선을 이용하는 기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호르무즈해협 재개방과 관련한 오만과의 협상이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해협 개방을 위해선 미국이 양해각서(MOU)를 위반한 데 대한 배상을 포함한 요건들이 충족돼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SNSC)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더 나아가 미군 철수와 공격 영구 중단, 해상봉쇄 해제 등 6가지 구체적 요구 조건을 제시하며 “미국이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미국이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이란에 완전히 배상해야 한다”며 사실상 미국의 패전 선언을 요구했다.

지난 6일 아덴만 예멘 연안의 바브 알-만데브 해협 근처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선 앞을 현지인들의 선박이 지나라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6일 아덴만 예멘 연안의 바브 알-만데브 해협 근처에 정박해 있는 컨테이너선 앞을 현지인들의 선박이 지나라고 있다.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이란과 오만의 합의안 초안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으로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과 협의해 이란 쪽 항로를, 해협을 나가는 선박은 오만 수역 내 항로를 각각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호르무즈 진입 선박에 대한 통제권을 인정받을 경우 전쟁 전엔 없었던 통행료에 준하는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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