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6월 하순 이후 아비규환에서 헤맸다. 실로 6월 22일 이후 7월 30일까지 종합주가지수 38.6% 하락과 연일 큰 주가 기복은 투자자를 절망에 빠뜨렸다. 이런 극단적 하락은 1962년 증권파동 이후 처음일 듯하다. 동일 기간 중 서방선진 6개국의 주가 등락률은 -0.5~4.4%였다.
주가 하락 시발은 외국인의 주식매도와 막연한 반도체경기 정점 우려였지만, 증권업계와 당국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우선 증권업계의 과욕이 실책을 유발했다. 증권사들은 6월에 코스피가 1만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점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됐다. 투자자들은 이 상품을 자산 뻥튀기 요술 방망이로 여겼다.
충분한 검토없이 몰빵 투자 유도
자산 뻥튀기 요술 방망이처럼 돼
위험 여전해 더 정교한 대책 필요
물론 해당 상품 관련 위험 고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 위험 고지는 증권사의 엄청난 낙관적 전망으로 인해 깊게 묻혔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대출까지 받아 관련 상품을 매수했다. 또 여타 주식에 투자되었던 자금도 한국 전체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몰렸다. 증권업계와 당국이 절대로 있어서 안 될 몰빵 투자(다른 주식 수요 기반의 급격한 위축)를 유발한 것이다. 그래서 두 반도체 주가 급락이 주식시장 전체의 폭락으로 이어졌다.
현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증시를 높은 성장성과 기업가치 대비 낮은 주가 때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선호한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과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같은 대형 투자기관들도 매력적 밸류에이션, 견실한 수익전망 때문에 우리 주식시장을 높게 평가한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코스피 9000을 예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 월가의 AI 천재 레오폴드 아셴브래너의 대규모 레버리지 투자 정리 이후에도, 글로벌 반도체 주가의 변동성 재발을 걱정한다. 외부에서 오는 반도체 관련 변동성은 어쩔 수 없지만, 우리 내부의 변동성은 누그러 뜨려야 한다. 그 방법으로 가변 레버리지 도입, ETF 최소 투자금 추가 상향 등 여러 방안이 검토되는 듯한데, 대책이 빨리 시행되었으면 한다. 미적대면 예기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제에 다른 사안도 보완했으면 한다. 우선 증권업계가 몇 가지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첫째, 출시될 상품 관련 발생 가능한 모든 위험과 기회 요인의 적시다. 또 위험과 기회의 총합이 투자자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명시적으로 밝혀야 한다.
둘째, 상품 제안서에는 동일·유사 상품의 과거 실적을 상품출시 회사 것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것도 비교·게시해야 한다. 또 증권시장의 상승·하락 상황별 실적을 구체적으로 적시해야 한다. 특히 변동성이 큰 투자 상품을 판매할 땐 상승(하락) 과정 중 일시 하락(상승)할 때의 성과를 세분해 적시해야 한다. 상품의 향후 전망도 있어야 한다.
셋째, 운용사·판매사는 자신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품 판매는 자제해야 한다. 이번 레버리지 상품과 관련한 법적 판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 레버리지 상품 관련 위험이 충분히 검토됐는지를 봐야 한다. 또 투자자에 대한 위험 고지만으로 충분한 위험 검토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있는지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감독 당국도 자성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우선 원론에 어긋난 정책은 자제해야 한다. 고환율 문제에 대처하고자 서학개미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발상으로 단일종목 ETF 도입에 나선 것은 시장 원리를 벗어났다. 환율 안정은 기업의 경제활동 여건을 개선해서 성장률을 높여야 가능하다. 모든 사안은 원론으로 대응했으면 한다.
넷째, 위험 큰 상품의 운용계획서엔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 방안을 포함했으면 한다. 또한, 위험한 상품을 출시·판매하는 업체는 해당 상품에 일정 자금을 투자해 위험을 투자자와 공유해야 한다. 상품에 따라선 손실 발생 시 상품 출시·판매 업체의 출자분부터 손실을 차감하고 투자자 손실은 후순위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증권 당국은 출시된 상품의 손실이 지나치게 클 경우 해당 회사의 유사상품 출시를 제한해야 한다. 상품 책임자도 관련 상품 운용에서 배제해야 한다. 이런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탐욕으로부터 위험관리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