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이 차량 아래에 들어가 바퀴를 들어 올린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로봇이라고 꼭 키가 큰 건 아니다. 두께 11㎝ 남짓한 납작한 판자 모양 로봇 2대가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앞바퀴, 뒷바퀴를 바닥에서 살짝 들어올린다. 로봇은 자동차를 든 채로 전후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빈 주차공간을 찾아 이동한다.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서 현대위아가 선보인 주차로봇 시연 장면이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최초로 아파트에서 이 주차로봇의 실험에 나선다. 10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현대위아·현대건설이 경기 시흥시 ‘힐스테이트 더웨이브시티’에서 공동주택 주차로봇 실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스마트도시 규제 샌드박스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로봇 기반의 스마트 기술로 아파트 등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주차면 부족과 혼잡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
현대위아의 주차로봇은 2대가 한 세트로 움직인다. 주차로봇은 전후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라이다(LiDAR) 센서를 통해 차량의 바퀴 크기와 위치를 인식해 자리를 잡는다. 최대 3.4t 무게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지하 1층 53면의 주차 구역에 로봇 2세트를 투입해 진행한다. 운전자가 주차장 지정 구역에서 하차한 뒤 월패드(주택 관리용 단말기) 등을 통해 로봇을 호출하면 로봇이 차량을 들어 올린 뒤 빈 주차면을 찾아 옮겨주는 방식이다.
현대위아 주차로봇. 사진 현대위아
현대위아는 주차로봇을 활용할 경우 기존 주차장보다 20~50%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해 주차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운전자가 주차한 뒤 문을 여닫을 공간이 없어도 되기 때문에 차를 더 촘촘히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중·3중 주차 방식까지 적용하면 동일 공간에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할 수 있다. 이미 최적의 경로로 로봇이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주차 관제 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주차로봇 50세트를 동시 제어할 수 있는데, 100대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실증 기간 동안 입·출차 소요시간, 이용자의 실제 대기시간, 주차 성공률 등을 측정하는 한편 공간마다 최적의 주차 면수와 로봇 대수를 산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제 생활 환경에서 주차로봇의 운영 안정성, 효율성, 사용자 편의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 다양한 공간으로 확산 가능한 표준 모델을 만들어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