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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물쭈물하는 새...이란, 안보수장에 강경파 앉히고 하메네이 영상 공개했다

중앙일보

2026.08.09 23:33 2026.08.1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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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추가 대규모 공습 대신 경제 압박에 무게를 두며 속도 조절에 나선 사이, 이란은 군부를 더욱 강경하게 정비하고 나섰다. 안보 수장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원로를 앉히고, 건강 이상설이 이어진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동정을 잇따라 공개하면서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외국 사절단 대상 추모 행사에 모센 레자이 이란 군사령관이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외국 사절단 대상 추모 행사에 모센 레자이 이란 군사령관이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대통령실 측은 9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모센 레자이(72)를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에 임명했다고 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하메네이도 같은 날 레자이를 SNSC 내 최고지도자 대표로 임명하고 “당신의 귀중한 경험을 고려해 나의 대표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SNSC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두고 있으며 군·정보기관과 정부 고위 인사, 최고지도자 대표 등이 참여해 전쟁과 휴전, 호르무즈해협 문제 등 주요 안보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다. SNSC 내에서 두 직책을 동시에 맡게 된 레자이는 1981~97년 IRGC 사령관을 지낸 인물이다. 1980~88년 이란·이라크전이 한창이던 당시 IRGC를 지휘했고, 이후 국정조정위원회 위원 등을 거쳐 지난 3월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에 임명됐다.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힌다.

1983년 당시 모센 레자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 사령관. 중앙포토

1983년 당시 모센 레자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 사령관. 중앙포토


이번 인사는 이란의 오랜 군부·안보 엘리트가 권력을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안보 전문가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뉴욕타임스(NYT)에 “강경파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또, 그간 미국과의 협상을 이끌어온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봤다. 갈리바프 역시 IRGC 출신의 강경 보수파지만 지난 6월 미국과 맺은 휴전 합의를 옹호해 더 강경한 세력의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전임 사무총장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역시 IRGC 출신이어서 인사 자체가 곧 대미 정책의 강경화를 뜻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사이드 골카 미국 테네시대 채터누가 캠퍼스 교수는 정책 방향과 별개로 이번 인사가 “혁명수비대가 이란에서 핵심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NYT에 말했다.



하메네이에 쏠린 시선

건강 이상설이 이어진 하메네이의 동정도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타스님통신은 9일 하메네이가 최근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나 전쟁 상황과 향후 전망, 군사 분야 동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회동은 지난달 말 이뤄졌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10일 국영 IRNA통신을 통해 하메네이와 약 7시간 동안 면담했다며 “그의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고 여러 지침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의 모든 현안을 논의했다”며 민생·고용·주택 문제와 제재, 국민 통합 등이 주요 의제였다고 전했다.

전날 메흐르통신은 하메네이가 방 안에서 여러 인사와 대화하는 13초짜리 영상도 공개했다. 검은 터번과 옅은 회색 옷을 입은 모습이 담겼지만 촬영 시점과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라즈 짐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이란 프로그램 책임자는 “모즈타바가 사망했거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주장을 반박할 증거가 되지 못 한다”며 “정권 지지층 내부에서조차 그의 장기 부재에 따른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측은 하메네이가 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나거나 군 지휘관들과 회의하는 추가 영상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부친의 장례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공습 당시 중상을 입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어 그의 건강과 소재를 둘러싼 의문이 이어졌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외국 사절단 대상 추모 행사에 모센 고미 전문가회의 위원(왼쪽부터), 모센 레자이 이란 군사령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열린 고(故)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외국 사절단 대상 추모 행사에 모센 고미 전문가회의 위원(왼쪽부터), 모센 레자이 이란 군사령관,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란 군부의 대미 발언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추가 대규모 공습을 멈춘 미국을 오히려 압박하는 모습이다.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알리 자한샤히 이란 육군 지상군 사령관은 9일 남동부 주둔 부대를 방문해 “미군 병사의 발이 이란에 들어온다면 우리는 그것을 잘라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신속대응군과 특수부대, 드론·포병·기갑부대가 국경 지역에서 미군의 지상 투입을 포함한 위협을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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