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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의 과학 산책] 5000리 밖 동전치기

중앙일보

2026.08.1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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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지난달, 사흘 간격으로 탐사선 2대가 소행성에 접근하는 드문 일이 벌어졌다. 2일, 중국이 쏜 톈원2호는 소행성 카모오알레와에 다가가 바싹 붙은 채 날아가는 동행 비행에 들어갔다. 이놈은 조선 중종 시대 즈음, 주변 행성들의 중력에 이끌려 현재 궤도에 들어와 잠시 준위성이 됐다가 2300년께 탈출한다. 지구와 궤도가 거의 겹쳐 달처럼 가까워졌다가 멀어진다. 어쩌면 달에서 떨어져나온 조각일지도 모른다. 톈원2호는 이 소행성과 같은 속도로 비행하며 표면 흙을 낚아채 내년 말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면 일본과 미국에 이어 소행성 시료를 가져온 세 번째 나라가 된다. 예산은 공개하지 않지만, 초대형 여객기 A380 한 대값 안팎으로 추정된다.

사흘 뒤, 일본의 하야부사2호는 달을 130번 왕복하는 거리에 있던 소행성 토리후네를 KTX 60배 속도로 스쳐 지나가는 극적인 비행에 성공했다. 소행성 이름은 ‘새처럼 빨리 날아가는 배’다. 이 소식은 NHK와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보도됐다. 서울에서 쏜 화살이 홍콩에 있는 동전을 치다니! 일본우주항공청(JAXA)의 마코토 요시카와 교수는 필자에게 이렇게 전했다. “엔지니어들은 더 가까이 가서 찍자고 했어요. 오히려 과학자들이 탐사선 안전과 남은 임무를 고려해 신중했죠. 뜻밖이었어요. 양측은 800m까지 다가가기로 합의했지요.” 처음엔 소행성과 대략 서울~천안 거리만큼 떨어져 지나갈 계획이었지만, 결국 서울역~숭례문 거리 안으로 좁혀졌다. “이제 우리는 원하면 소행성에 충돌시킬 수 있습니다.” 사진 속 토리후네는 눈사람처럼 두 천체가 맞붙어 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이즈음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소행성·혜성·유성 학회(ACM)에서 두 임무가 소개됐고, 다음 개최지는 중국 마카오로 낙점됐다.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 온 우주탐사의 축이 서서히 동북아로 기울고 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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