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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전닉스 저평가 아니다” 월가 암살자, 한국 찍은 이유

중앙일보

2026.08.10 13:00 2026.08.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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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을 앞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한국 진출을 앞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 “공매도(주식을 빌려 먼저 판 뒤, 나중에 더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갚는 투자 방식) 경험을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데 그대로 적용하겠습니다.” "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암살자(The Assassin)’란 별명을 얻은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36) 사프켓 센티넬 창업자의 포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공매도하는 ‘숏(short)’ 전략에 매진해 온 그가, 처음으로 오를 종목을 매수하는 ‘롱(long)’ 전략을 펼칠 무대로 한국을 지목했다”고 보도한 뒤 10일 중앙일보와 첫 서면 인터뷰에서다.

콰디르는 기업의 부정부패와 회계부정, 사기 등 약점을 파헤쳐 집요하게 공격하는 투자자다. 글로벌 제약사 발리언트, 독일 핀테크 와이어카드를 공매도해 큰 수익을 냈다. 이 일화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검은돈(Dirty Money)’으로도 소개됐다. 그가 올 하반기에 해외 최초로 서울 사무소를 설립해 한국에 진출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왜 한국입니까.
A : “일명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입니다. 한국 증시에서 대형 상장사의 90% 이상은 40% 이상 지분을 가진 대주주나 총수 일가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상속세율은 할증 시 최대 60%에 이릅니다. 핵심 자회사를 쪼개 상장하는 물적 분할도 흔하죠. 미국에선 전례 없는 관행입니다.”


Q :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닐 텐데요. 왜 지금입니까.
A : “코스피는 올해 상반기 역대급 상승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상장사의 68%가 여전히 장부가치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에서 거래됩니다. 해당 비중 기업이 미국 S&P 500에서 2% 미만이고, 대만·일본 증시에서 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높습니다. 주가 상승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기업들이죠.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상법을 바꿔 해외에서 보기 힘든 속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투자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Q : 첫 번째 투자 대상은 무엇입니까.
A : “한국 시장을 ‘단타 거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PBR 1배 미만 기업 중 지속해서 현금을 창출하고, 순 현금과 실물자산이 풍부하며,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을 찾고 있습니다. 상속세 제도 변화로 승계 환경이 달라지는 기업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Q : 한국에선 중·소형주 투자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데요.
A : “위험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회도 있습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반도체 대형주를 보면 반도체 경기, 지정학적 요인, 글로벌 자금 흐름 같은 거시 변수가 주가를 좌우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런 변수 앞에선 투자 우위를 갖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중·소형주의 리스크(위험)는 다릅니다. 지배주주, 감사위원회, 특수관계인 거래, 고객 집중도 같은 기업 고유의 문제가 변수죠. 이런 변수는 철저한 조사와 분석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습니다.”


Q :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투자에 대한 비관론으로 들립니다.
A : “두 회사를 존경합니다. 하지만 두 회사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분석되고, 가장 많은 투자자가 보유하며, 가장 효율적으로 가격이 형성된 종목입니다. 다시 말해 한국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장 적게 반영한 종목입니다. (현재 주가가) 고평가도 아니지만, 결코 저평가됐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그는 두 회사가 마이크론·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보다 최근 더 큰 조정을 겪은 이유로 ▶수급 주체의 변화(외국인·기관→개인) ▶SK하이닉스의 나스닥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차익 실현) ▶경기 순환 산업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점을 꼽았다.

한국 진출을 앞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한국 진출을 앞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Q : 테슬라 등 혁신 기업에 투자해 ‘돈나무 언니’로 유명한 캐시 우드(71)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와 당신을 비교하곤 합니다.
A : “우드와는 투자 스타일이 극명하게 다릅니다. 우드는 기술의 미래를 상상하며 투자하지만, 저는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죠. 저는 기업이 어떤 거짓말을 하는지 연구하며 살아왔습니다. 한국에서 모든 투자 대상에 과거 회계부정 기업을 분석했던 것과 같은 수준의 포렌식(정밀 분석)을 하겠습니다. 기업과 공개적으로 다투기보다 비공개 협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투자 목표입니다.”


Q : 한국 증시를 어떻게 전망합니까.
A : “한국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좌우하는 시장과 PBR 1배 미만 기업 시장, 두 개의 시장이 존재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증시 밸류 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목적도 일부 대형주가 아니라 시장 기업 전반의 지수가 함께 오르는 것이겠죠. 증시가 밸류 업에 성공한다면 후자의 재평가가 더 크게, 오래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파미 콰디르
1990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방글라데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비머드대에서 수학·생물학을 전공한 뒤 월스트리트 헤지펀드 크렌세비지 에셋에서 공매도 투자를 시작했다. 2015년 캐나다 제약사 발리언트를 공매도해 주가를 90% 이상 폭락시켜 이름을 알렸다. 2020년에는 독일 핀테크 와이어카드의 회계부정을 파헤쳐 파산시켜 큰 수익을 올렸다. ‘월가의 암살자(The Assassin)’란 별명을 얻은 배경이다. 2017년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사프켓 캐피털을 창업했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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