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밖에 함께 접종 의사 결정을 공유할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코로나19, A·B형 간염, 로타바이러스, 수막구균성 질환이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생후 1년 차에는 백신을 모두 같은 날에 접종하는 대신 5번에 걸쳐 별도의 방문을 통해 접종해야 한다”며 “현재 여러분 자녀의 몸에는 엄청난 양의 백신이 주입되는데, 한번 방문할 때 그 양의 20%만 투여하고 방문 사이에 시간을 둬 신체가 이를 감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은 과거 자녀들에 대해서도 예방접종을 한 번에 몰아서 하지 않고 다섯 차례에 나눠서 했다면서 “다섯 번이나 가야 하니 불편하긴 하지만, 이것이 자폐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아동백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서류를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의료계와 과학계에서는 백신 접종 간격을 늘릴 경우 아동이 감염병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또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을 축소하면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고, 그 결과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홍역·볼거리·풍진 개별 백신은 현재로썬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행정명령이 실제 어느 정도의 법적 효력을 가질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아동의 학교 입학 등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의무화할 권한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 정부가 가지고 있어서다.
미국 법원도 소아를 대상으로 일부 백신의 접종 중단을 권고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예방접종 정책 변경에 한 차례 제동을 건 바 있다.
미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의 브라이언 머피 판사는 지난 3월 16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축소한 소아 대상 예방접종 권고 목록의 시행을 중단하게 해 달라며 미 소아과학회 등 6개 의료단체가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여 개정 백신 목록의 효력 정지를 결정했다. 머피 판사는 CDC가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의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백신 권고 목록을 개정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ACIP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백신에 관한 권고안을 수립하는 자문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