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발레의 별들이 잇따라 국내 팬을 만난다. 고전 발레 대표작부터 동시대적인 컨템포러리 작품까지 다양한 장르를 망라한다. 세계 주요 발레단 소속 한국 무용수들이 발레단 오프 시즌을 맞아 내한해 국내 관객을 만나는 사례가 늘면서 여름철은 새로운 발레 성수기가 됐다.
전민철 발레리노가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고전 발레 ‘백조의 호수’는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공동 기획으로 2년 연속 무대에 선다. 지난해 객석 점유율 95.6%를 기록한 이 작품은 올해 ‘발레계 아이돌’ 전민철의 출연으로 더욱 관심을 끈다. 지난해 10월 김기민에 이어 한국 무용수 두 번째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활동 중인 전민철은 이 작품에서 왕자 ‘지그프리드’ 역을 연기한다. 그가 무대에 서는 16, 19일 공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전민철은 “러시아에서 정말 많은 것을 습득하려고 노력했다”며 “러시아에서 보낸 첫 시즌의 결과물을 관객 그리고 함께하는 무용수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민철은 오는 2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에도 한예종 선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11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2015년부터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민이 재구성·연출한 ‘돈키호테’를 통해서다. 미국 워싱턴발레단 주역 무용수 이은원,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솔리스트 한성우,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수석 무용수 안재용 등도 재학생들과 함께 참여한다.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 김기민이 발레 ‘돈키호테’에서 남자 주인공 바질을 연기 중이다. 김기민은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에서 ‘돈키호테’ 재구성 및 연출을 맡았다. 사진 김기민
김기민은 11일 서울 서초동 한예종 서초캠퍼스에서 열린 한예종 무용원 개원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클래식 발레 작품인 ‘돈키호테’에 한예종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담으려고 했다”며 “‘돈키호테’ 안무의 기존 틀은 유지하되 한예종 학생들이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려 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발레단 더블빌 ‘죽음과 소녀’ 포스터. 사진 세종문화회관
컨템포러리 발레 중에는 서울시발레단 창단 2주년 기념작인 ‘죽음과 소녀’가 무용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올해 초연 200주년을 맞이한 프란츠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를 바탕으로 만든 두 작품이 한 무대에 서는 ‘더블 빌’ 공연이다. 세계적 안무가 크리스티안 슈푹의 ‘일곱 번째 파랑’과 알렉산더 에크만의 ‘선인장’을 한번에 볼 수 있다.
2000년 초연 이후 아시아에서 처음 공연하는 ‘일곱 번째 파랑’에는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발레단 수석무용수 강효정과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솔리스트 임수정이 출연한다. 강효정은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춤을 출 때는 마냥 무겁고 두려운 느낌보다는 아름다운 느낌으로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초연작으로 현대 예술과 비평 문화를 무용으로 풍자한 ‘선인장’에는 이상은 영국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 리드 수석이 무대에 선다. 오는 14~1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발레리노 박윤재. 오는 25, 26일 서울 중계동 노원문화예술관에서 공연하는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컨템포러리 작품 ‘에세’무대에 오른다. 사진 마포문화재단
오는 25, 26일 서울 중계동 노원문화예술관에서 공연하는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컨템포러리 작품 ‘에세’에는 몬테카를로 발레단 안재용과 함께 지난해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받았던 ABT스튜디오컴퍼니 박윤재가 출연한다. ‘에세’는 프랑스어로 ‘시도하다’를 뜻한다. 서로 다른 생각과 시도를 담아낸다는 취지를 담아 각기 다른 음악과 안무의 소품 8편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