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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더 오르는데, 가계대출 ‘비상벨’…은행 연체율 10년만의 최고 수준

중앙일보

2026.08.11 01:48 2026.08.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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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갚고 있는 직장인 홍모(36)씨는 요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2.75%로 오른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홍씨는 “대출 원금이 많이 남아 있어 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매달 나가는 이자가 부담”이라며 “당분간 소비를 더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가계대출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앞선 긴축기 정점보다 1%포인트 낮은데도 은행·비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당시보다 오히려 높다. 연체 부담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취약차주의 상환 여력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40%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0.41%)에 이어 1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비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도 2.13%를 기록했다.

앞선 긴축기와 비교하면 이번 금리 인상기의 연체 부담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인상 전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던 2023년 1분기 금리는 연 3.50%였다. 당시 가계대출 연체율은 은행권 0.31%, 비은행권 1.33%였다. 올해 1분기 기준금리는 이보다 1%포인트 낮은 2.50%였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당시보다 각각 0.09%포인트, 0.80%포인트 높았다. 금리가 낮아진 뒤 연체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인상기에 접어든 셈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이번 금리 인상 국면은 과거보다 취약한 여건에서 출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의 초입에서 기준금리가 1.25%였던 2022년 1분기와 가계대출 연체율을 비교하면 은행권은 0.17%에서 0.40%로 0.23%포인트, 비은행권은 0.97%에서 2.13%로 1.16%포인트 높아졌다.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체율에서 금리 인상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이미 연체 부담이 누적된 상태에서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보다 높은 연체율은 내수 부진으로 소득이 충분히 늘지 않는 가운데 부채를 안고 버티는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떨어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자영업자가 부실의 취약고리로 떠오른 것처럼 가계대출에서는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가 잠재적 뇌관으로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신용 차주 중 연체 차주의 비중은 2.39%로 고·중신용 차주(각 0.01%)를 크게 웃돌았다. 소득 대비 부채가 많거나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차주도 추가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특히 ‘영끌·빚투’로 대출을 늘려 자산을 매입한 경우 금리가 오를수록 이자 부담이 누적돼 상환 여력이 빠르게 약화할 수 있다.

연체율이 높은 수준에 머문 채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가계대출의 약한 고리가 더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한은이 물가 상승 등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2021년 2분기 0.50%에서 2023년 1분기 3.50%까지 빠르게 올리면서 연체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연체율은 2022년 한 해 0.17%에서 0.24%로 오른 데 이어, 금리 인상이 멈춘 2023년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2025년 상반기 0.41%까지 높아졌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높은 연체율 속에 다시 금리 인상기를 맞은 만큼 가계부채 리스크가 금융권 건전성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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