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귀국하는 길에 영국 밀든홀 미 공군기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란의 구체적인 암살 위협을 미국 당국이 포착했었다고 미 언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미 당국자 2명은 뉴욕타임스(NYT)에 “미 정보당국은 여러 경로로 정보를 수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탄 기체라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에어포스원을 노린 지대공 미사일의 구체적인 위협이 실존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 정상회의장 인근에서 휴대용 견착식 미사일을 소지한 인물이 포착됐다는 사실도 파악했다”며 “이란 측은 앙카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호텔의 층까지 특정했었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이 같은 정보에 대해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튀르키예 밖으로 ‘탈출’시키기 위해 이례적으로 기만 작전을 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앙카라 공항을 떠나면서 에어포스원에 타는 모습을 연출한 다음 잠시 뒤 기체 반대편 문으로 연결된 기내식 운반 컨테이너를 이용해 군용 수송기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C-32A 수송기는 추적 시스템을 끈 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에 부여되는 항공교통 관제용 호출부호인 ‘에어포스원’이 아닌 ‘리치 18’이라는 평범한 호출부호를 사용하면서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로 비행했다. 영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다시 에어포스원으로 옮겨 탄 뒤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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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용기 갈아타기 논란…“클린턴은 사전고지”
트럼프 대통령이 몰래 전용기를 빠져나가는 동안 100명이 넘는 참모진, 정부 관계자, 기자들은 전용기가 직면한 위협을 모른 채 전용기 안에 머물렀다. 당시 에어포스원에 탑승해 있던 취재진은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비행기 교체 탑승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작전은 매우 정교하게 수행돼 일부 백악관 직원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계속 탑승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미국 정부가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이같은 작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0년 3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을 때도 테러를 피하기 위해 비행기를 바꿔 타는 작전이 동원됐다. 다만 당시에는 클린턴 대통령이 동행한 취재진이 ‘미끼’로 사용되는 것에 반대하면서 기자들이 그가 군용기 C-17에 탑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작전이 수정됐다.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 지역을 방문했을 때도 백악관은 계획을 극비에 부쳤지만, 소수의 기자에게 사전에 계획을 알리고 비밀 유지 조건으로 동행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