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1도만 올라도 끝장”…폭염이 불붙인 새벽배송 ‘꽁꽁 전쟁’

중앙일보

2026.08.12 13:00 2026.08.12 13:2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새벽에 배송받은 냉동제품이 완전히 해동돼 왔다”, “바닥에 물이 고일 정도로 상자가 젖고 드라이아이스는 다 녹아 있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맘카페, 소셜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최근 마켓컬리에서 배송받은 신선·냉동식품이 녹거나 변질된 상태로 도착했다는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강자로 꼽히는 컬리를 둘러싼 논란에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기온이 1도만 올라가도 녹는 속도가 달라진다”며 “이런 문제가 컬리에만 발생하란 법이 없기 때문에 업체들은 신선도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 속 컬리의 신선식품 배송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며 한 소비자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폭염 속 컬리의 신선식품 배송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며 한 소비자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신선식품을 얼마나 신선하게 배송하느냐’가 이커머스업계의 핵심 승부처로 떠올랐다.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커지는 데다, 폭염일수가 늘어나면서 배송 과정에서의 온도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치열한 배송 경쟁으로 콜드체인(Cold Chain·저온유통체계)에 대한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지고, SNS를 통해 관련 불만이 빠르게 확산하는 점도 업체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식료품 거래액은 2019년 약 17조1700억원에서 지난해 약 52조3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장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식품의 온라인 침투율(전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패션(33%) 화장품(41%) 가구(50%) 가전(55%) 등 다른 상품군보다 낮다. 건강과 직결한 먹거리이니만큼 직접 매장에서 확인한 뒤 사는 경우가 많은데, 결국 신선도 유지가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핵심이란 얘기다.

업계는 신선식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보냉재 강화부터 첨단 물류센터 구축까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보냉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을 기존 부직포에서 플라스틱소재로 점차 교체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는 밀폐력이 높아 보냉재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혹서기엔 드라이아이스와 얼음팩으로 구성된 보냉재를 평소보다 10~20%가량 늘려 배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업체 간 드라이아이스 확보 경쟁이 유독 치열하다”고 했다.

쿠팡은 보냉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프레시백(오른쪽)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쿠팡

쿠팡은 보냉 효과를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 프레시백(오른쪽)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 쿠팡

롯데마트는 2000억원을 투자해 온라인 장보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7일 부산에 문을 연 ‘제타 스마트센터’에선 냉장 구역은 물론 영하 25도의 냉동 구역에서도 더 빠르게, 더 많은 신선식품을 배송하기 위해 사람 대신 로봇이 작업하고 있다.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는 일반화하는 추세지만, 냉동·냉장 구역의 작업 상당 부분을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자동화한 건 이례적이다. 또 냉동·냉장 배송 차량의 내부 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등 물류 전 과정에 콜드체인을 유지한다. 롯데마트는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이 같은 센터를 전국에 6개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의 배송 차량.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의 배송 차량.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의 냉동 구역에서 로봇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의 냉동 구역에서 로봇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 롯데마트

SSG닷컴은 냉장·냉동식품에 보냉재를 평소보다 최대 2배 추가 투입하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컬리는 2015년 업계 최초로 입고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 잇단 배송 상태 논란은 기록적인 폭염에다 경쟁사보다 신선식품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이 겹친 결과란 분석도 나온다.

컬리 관계자는 “올여름 드라이아이스와 아이스팩 투입량을 늘리고, 은박 보냉재도 사용했지만 이례적인 폭염으로 배송 과정에서 고객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객관적인 데이터와 테스트에 기반해 포장 방식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임선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