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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어려운 대학생 돕다 ‘종부세 폭탄’…착한 기숙사 문 닫는다

중앙일보

2026.08.12 13:00 2026.08.12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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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 후배들을 위해 아파트를 매입해 무료 기숙사를 운영하다 1000만원이 넘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부과받았던 교사가 해당 기숙사 운영을 끝내 중단하기로 했다.

구매한 쌀을 무료 기숙사의 보관함에 넣고 있는 김창완 교감. 연합뉴스

구매한 쌀을 무료 기숙사의 보관함에 넣고 있는 김창완 교감. 연합뉴스

김창완(61) 인하대사범대학부속중학교 교감은 12일 중앙일보에 “내년부터 무료 기숙사 운영을 중단한다”며 “현재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는 학생 1명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지원을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하대 출신인 김 교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방 출신 대학 후배들을 위해 인천 미추홀구에 아파트 2채를 각각 2018년과 2020년에 매입해 무료 기숙사로 운영해 왔다. 30여년 전, 어려운 형편으로 25t 트럭을 몰아 학비를 마련했던 자신과 같은 학생들이 더는 없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전남 목포, 대구, 충남 서산, 인천 연평도 등 전국에서 모인 50여명의 학생이 이곳을 거쳤다. 그러던 중 연수세무서가 지난해 9월 김 교감에게 2021~2022년치 종합부동산세 1250만원을 부과하면서 기숙사 운영에 큰 위기가 닥쳤다.

이 시기 다주택자는 공시가격 합산액이 6억원을 넘으면 종부세 부과 대상이었다. 김 교감은 무료 기숙사 2채 등 본인 명의 소유 부동산 가격이 6억원을 넘기면서 부과 대상이 됐다. 김 교감은 마이너스 통장까지 써가며 종부세를 납부했고, 이 여파로 낡은 기숙사를 수리해 후배를 받으려던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사연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기숙사를 이용했던 졸업생들은 종부세 감면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세무 당국에 제출했다. 3년 넘게 기숙사를 이용했다는 한 학생은 탄원서에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비용은 학기에 120만원이 넘어 큰 부담이었다”며 “선배님께서는 보증금이나 월세는커녕 쌀과 생필품까지 챙겨주시며 오로지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선배님께서 개인적인 투기나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이 집들을 보유하신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학생이 증명한다”며 “사회의 따뜻함을 가르쳐준 배움터이자 소중한 보금자리였다는 점을 깊이 살펴봐 달라”고 탄원했다.
김창완 인하부중 교감이 운영하던 무료 기숙사에서 지낸 졸업생이 세무 당국에 제출한 탄원서. 사진 독자

김창완 인하부중 교감이 운영하던 무료 기숙사에서 지낸 졸업생이 세무 당국에 제출한 탄원서. 사진 독자


국민권익위원회도 구제 방안을 모색했다. 권익위는 김 교감이 선의로 기숙사를 운영했다는 점에 더해 지난 20여 년간 인하대와 총동문회를 통해 장학금 7000여만원 등을 기부한 내용까지 세무 당국에 보냈다. 세무 당국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감면을 검토했으나, 다른 납세자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불가 결정을 내렸다. 국세청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종부세를 감면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결국 종부세 부과 후 자금이 부족해진 김 교감은 낡은 기숙사를 고치지 못해 올해 신규 학생을 받지 못했다. 김 교감은 재건축이 예정된 아파트 대신 다른 지역에 기숙사를 새로 마련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종부세 부담과 집값 상승으로 운영을 아예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기숙사로 쓰려고 매입한 아파트 2채는 가격이 뛰지 않아 시세 차익을 본 것은 하나도 없다”며 “내 여력이 안 돼 어려운 학생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김창완 교감이 지난 2016년 인하대학교에 쌀 1000kg을 기부했다. 중앙포토

김창완 교감이 지난 2016년 인하대학교에 쌀 1000kg을 기부했다. 중앙포토


이와 관련해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비영리법인이 아닌 개인이 매입해 운영하는 기숙사에 대한 세금 감면 규정이 없어 현행법으로는 구제가 불가능한 것이 맞다”며 “이런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는 만큼 명백히 사회 공헌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한 사람들에 대한 감면 규정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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