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규제 푼다…정부 “4.2조 투자 유발”
중앙일보
2026.08.12 18:44
경기도 용인시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정부는 이번 규제 개선을 통해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업 현장에서 즉각적인 개선 요구가 제기된 규제를 우선적으로 손질하는 1차 지원방안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공장 증설 절차를 개선한다.
현행 건축법에 따르면 신규 건축물을 증설할 때마다 기존 건축허가를 변경해야 해 대규모 공장 증설 과정에서 일정 지연이 발생할 수 있었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증설 건축물을 기존 건축허가와 분리해 별도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조기에 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반도체 기업 등이 실증 지원법인 ‘트리니티팹’에 출연하는 재산에는 증여세를 비과세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약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구미·포항 국가산업단지의 입주 대상 업종에 이차전지 자원재생, 즉 리사이클링 업종을 새로 포함한다.
그동안 해당 산업단지에는 이차전지 연관 제조업만 입주할 수 있어 폐기물 관련 업종으로 분류되는 리사이클링 업체의 입주가 제한돼왔다.
정부는 리사이클링을 배터리 핵심 제조공정의 하나로 보고 입주 규제를 완화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오창과학산업단지 내 제조시설 증설을 지원한다. 기존 제조시설과 연결된 신규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청주시 소유 녹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해 약 53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도한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입주 규제도 완화된다. 분양률이 낮은 음료제조업 부지를 기업 수요가 높은 식음료제조업 부지로 전환해 입주 가능 업종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3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첨단·신산업 관련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정부는 협동로봇 등 신유형 로봇에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기준을 마련하고, 산업용 로봇의 정의를 제조·물류 현장에서 활용되는 이동형 로봇까지 포함하도록 정비한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6개 첨단전략산업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안전대책을 유연하게 설계하는 성능기반설계 도입도 추진한다. 반도체 팹의 도시가스 증설 안전검사 기간은 기존 7일에서 3일로 줄인다.
산업단지 입지 규제도 완화한다. 신산업과 RE100(재생에너지 100%) 등에 필요한 경우 모든 업종의 입주가 가능한 ‘제한업종 계획구역’ 지정 한도를 현행 30%에서 50%로 확대하고, 업종 특례지구 지정 요건도 낮춘다.
기업형 첨단도시 등 국가 정책적 중요성이 큰 국가산업단지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시혁신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도시혁신구역은 용도 제한을 받지 않고 이론적으로 법정 용적률 상한인 1500%도 초과할 수 있어 개발 수요가 높은 지역의 고밀·복합개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기회발전특구 지정 상한 면적도 확대하는 등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입지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주환욱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관은 “초혁신경제 선도프로젝트와 녹색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2차 대책도 조속히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