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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업계 유명한 ‘996’ 근무…美 빅테크는 주 7일 90시간 일했다

중앙일보

2026.08.12 19:32 2026.08.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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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 AF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캠퍼스. AFP=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만큼 직장인의 근무 시간도 짧아졌을까.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업계에선 다른 나라 얘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유명한 ‘996(오전 9시~오후 9시, 주6일 근무)’ 못지않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미국의 전·현직 빅테크 근로자를 인터뷰해 쓴 ‘테크 리더는 AI가 근무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하지만, 직원들은 주 90시간까지 일한다(Tech leaders say AI means less work - their staff say they work up to 90 hours a week)’ 기사에 따르면 AI가 근로자의 업무량과 노동시간을 늘리는 ‘생산성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명 ‘전력 질주(sprint·스프린트)’ 기간에 근무 시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린트란 빅테크에서 흔히 쓰는 용어로 신제품·신기능 출시나 모델 업데이트 등을 앞둔 몇 주 동안 직원들이 장시간 일하는 시기다. ‘크런치 모드(crunch mode, 장기 집중 근무)’로도 불린다.

오픈AI와 앤트로픽에서는 스프린트가 수주간 이어지며 주 7일, 최대 90시간씩 근무하기도 한다. 오픈AI의 한 전직 직원은 BBC에 “주 70시간 이상씩 근무했다”며 “주말 근무는 물론이고 툭하면 ‘위기 회의’가 열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주변 동료가 갑자기 해고되는 경쟁적인 성과 평가 문화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전 구글 직원은 “AI 개발자가 아닌데도 AI 기능이 작동하지 않으면 밤샘 근무하는 경우가 자주 늘어 퇴사했다”고 털어놨다.

야근과 주말 출근, 상시 대기(on call)가 잦은 메타에선 직원을 의사와 상관없이 수시로 AI 관련 긴급 업무에 강제 배치하는 ‘차출(drafted)’ 문화가 두드러졌다. 메타의 전직 직원은 “차출을 거절하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 5월에만 전 세계에서 직원 약 8000명,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메타 직원은 누가 다음 해고 대상인지 모른다. 팀이 갑자기 바뀌거나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일도 많다. 메타의 한 직원은 이 매체에 “임원을 빼곤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고 전했다.

AI가 노동을 줄인다더니, 정작 AI 최전선을 달리는 빅테크 직원부터 과로하는 상황이다. UC버클리가 미국 테크 업계 직원 수백 명을 대상으로 8개월간 AI를 사용하며 업무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추적한 결과 직원들은 ▶더 빠른 속도로 일하고 ▶더 많은 업무를 맡으며 ▶근무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MIT 소속 연구자 닐 톰슨은 “AI로 업무 시간을 절약하더라도 업무를 바꾸고, 실제 구현하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 다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지난 4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노조원들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노조원들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미국 빅테크 직원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한 결과가 막대한 성과급으로 돌아온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엔비디아·인텔·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는 물론이고 아마존·알파벳(구글)·메타 등은 직원 보상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RSU는 성과 달성이나 재직 기간 등 조건을 걸어 무상으로 주식을 주는 제도다. 주가가 오를수록 보상 규모가 커진다. 성과급은 매년 경영 실적과 투자 계획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주 52시간 근로제 아래 최근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지급 논쟁을 빚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비교된다.





김기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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