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에서 한 시민이 일본 닛케이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앞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반도체·인공지능(AI) 호황을 등에 업은 일본 상장기업들이 200조원이 넘는 배당금을 푼다. 배당총액이 6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약 35조원이 개인투자자 몫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27년 3월기 일본 상장기업 약 2200곳의 배당총액이 전년보다 6% 증가한 23조엔(약 204조1848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순이익도 6년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조사 대상의 절반에 가까운 1010개사가 배당금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기기와 종합상사의 배당 증가가 두드러진다. 전기기기 업종의 배당총액은 10% 늘어난 2조6900억엔(약 23조8807억4400만원), 종합상사는 9% 증가한 2조1500억엔(약 19조868억4000만원)으로 예상됐다.
AI 서버용 전자부품 수요가 늘어난 무라타제작소는 연간 배당금을 전년보다 7.7% 늘린 70엔으로 정했다. 전자부품 기업 TDK도 전년보다 11.1% 늘린 40엔을 지급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장비용 전원 시스템 사업이 호조를 보인 다이헨은 전년보다 16.7% 늘린 210엔, 로봇업체 FUJI는 전년보다 111.1% 올린 190엔을 배당할 방침이다.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7곳도 모두 배당금을 늘릴 계획이다. 미쓰비시상사는 연간 배당금을 13.6% 늘린 125엔으로 책정했으며, 이토추상사는 12개 회계연도 연속으로 배당금을 인상한다.
배당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주고쿠전력과 교세라는 주주자본 대비 배당 규모를 나타내는 주주자본배당률(DOE)을 도입해, 순이익이 변동하더라도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릴 방침이다.
기업의 주주 환원 확대는 가계소득과 소비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일본 개인투자자는 국내 상장주식의 약 17%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전체 배당금 가운데 약 4조엔(약 35조5104억원)이 가계에 돌아가는 셈이다.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경제연구소는 배당 증가에 따른 개인소비 확대가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약 0.015%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상장주식의 3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배당 증가는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나카무라 마사히로(中村昌宏)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이익 증가 전망에 정책보유주식 매각까지 이어지고 있어 일본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