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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청주시, 소각장 설치 협약 지켜야”…5년 법정 다툼 끝 업체 승소

중앙일보

2026.08.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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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가 폐기물 소각시설 이전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업체와 맺은 협약을 지켜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소각장 신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청주시가 협약에 따른 신뢰보호 의무를 저버렸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3일 주식회사 에코비트에너지청원이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제안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에코비트에너지청원은 2015년 3월 이승훈 당시 청주시장 재임 당시 청주시와 ‘오창지역환경개선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옥산면 남촌리에 있던 매립장 등을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로 이전하는 내용이었다.

협약에는 ‘청주시장은 폐기물 소각시설과 매립장 이전 사업에 적극 협력한다’, ‘업체는 이전 후 현 부지에 대한 모든 사업권을 포기하고 철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체는 협약에 따라 후기리 일대에 하루 165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과 파·분쇄시설 160t, 건조시설 500t 등을 짓기로 했다.

그러나 2021년 2월 청주시는 업체의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을 거부했다. 소각시설에 대해서는 청주시에 이미 전국 소각시설의 18%가 밀집해 추가 시설을 지을 필요성이 낮고 환경피해와 주민 건강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체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청주시 손을 들어줬다. 청주시에 이미 6개의 소각시설이 있어 추가 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2015년 협약에도 후기리 일대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이전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청주시가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은 소각시설 부분에 대해 판단을 뒤집었다. 청주시에 소각시설이 많다는 점 등 청주시가 제시한 일부 거부 사유는 인정하면서도, 협약에 따른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했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협약은 주로 청주시장의 요구와 압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업체의 소각시설과 매립장 이전사업에 적극 협력한다는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소각시설 부분에 대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 거부 처분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며 항소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청주시는 소각시설 설치와 관련한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 거부 처분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소각장 신설을 반대하고 있어 주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파·분쇄시설에 대해서는 업체가 패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날 에코비트에너지청원이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폐기물처리 사업계획 부적합 통보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 청주원외재판부로 돌려보냈다.

업체는 2021년 3월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를 다시 제출했지만 청주시는 같은 해 4월 부적합 통보를 했다. 도시계획시설규칙에 따른 결정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1·2심은 업체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은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 등이 국토계획법, 도시계획시설규칙상 기준에 저촉된 경우 폐기물관리법을 근거로 폐기물처리사업계획서에 대해 부적합 통보를 할 수 있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폐기물관리법 제25조 제2항 제2호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입지 등이 다른 법률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검토해 사업계획서의 적합 여부를 통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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