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극한 가뭄에 시달리는 경남 지역에 내린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라 전국의 소방차 200여 대가 최근 현지에 급파됐고, 육해공군 병력도 투입하기로 했다. ‘마른장마’로 인해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고 40도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업용 저수지가 마르고 식수를 제한급수하고 있다. 지난해엔 영동, 2022년엔 호남, 올해엔 영남을 강타한 기후재난이 내년에는 어디를 노릴지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
기후 위기에 따른 재난이 갈수록 빈번하고 피해가 커짐에 따라 이제 극한 가뭄과 물난리를 상수로 놓고 국가 차원에서 과감하고 적극적인 물 관리 전략을 짜야 한다. 무엇보다 물 관리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반도체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되는 광주특별시 일대는 용수 부족 사태가 우려되는 만큼 특단의 물그릇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영남 가뭄은 20년 빈도라는데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3422개 저수지의 99.6%가 10년 빈도 이하의 보통 가뭄을 예상하고 설계됐다. 20년 이상 빈도의 ‘독한 가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대폭 보강해야 한다.
유엔이 지구온난화와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경고한 공식 보고서를 처음 발표한 것은 1990년이지만, 대한민국의 대응은 느리고 일관성도 떨어진다. 특히 폭염·가뭄·홍수에 대비한 계획은 정권의 이념 성향에 따라 오락가락해 왔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는 2012년 14개 댐 건설 후보지가 포함된 ‘댐 건설 장기계획(2012~2021년)을 마련했지만,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중단시켰다. 윤석열 정부가 기후대응댐 14개 신설을 추진했으나 7개를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9월 취소했다.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에 따른 용수 확보 우려가 제기되자 뒤늦게 신규 댐 건설 카드를 검토하겠다니 만시지탄이다.
댐 신설은 후보지 선정, 토지 보상, 건설(6~7년)을 포함해 10~20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다. 적어도 2012년에 댐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했다면 지금의 물 부족 사태는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환경근본주의에서 탈피해 신규 댐 건설, 상수도 정비, 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지하수 활용 등 실용적인 물 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