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둘째)은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합동브리핑에서 “수년간 누적돼 온 민간 공급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규제 완화, 금융, 세제를 망라해 전향적인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우상조 기자
정부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1.5%에서 3%로 올리며 총량 관리 궤도 수정에 나섰다. 은행 대출 목표치가 일찌감치 바닥나기 시작하면서 ‘대출런(대출+오픈런)’ 등 부작용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중앙일보 8월 11일자 1면〉
주택공급을 위한 금융 지원도 두 배 가까이 확대한다. 청년과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문턱도 낮춘다. 대신 투기 수요를 겨냥한 ‘핀셋 규제’는 강화한다. 현재 다주택자 등에게 적용되는 전세대출 보증 제한을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 확대한다. 금융위원회가 13일 내놓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의 골자다.
정부는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강하게 묶어 왔다. 하지만 주택 거래가 늘어난 데다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수요에 신용대출까지 증가하면서 실수요자의 불만이 컸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상향한 배경이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합리적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대출 오픈런과 관련해 “새벽부터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대출 총량은 풀고, 투기대출은 조이고...부동산 금융대책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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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한 적 없는 갭투자 1주택자, 전세대출 막힌다
금융위는 올해 가계대출 규모가 약 1800조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간 대출 여력이 기존 30조원 안팎에서 60조원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30조원가량의 추가 대출 여력이 생기면서 입주를 앞두고 잔금 대출에 어려움을 겪던 실수요자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도 4조원 이상 추가 대출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주택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 지원 규모를 현행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배 가까이 늘린다. 정상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자금 조달부터 부실 사업장 정상화까지 지원한다. 정상 PF 사업장에 대한 공적 보증은 직전 3년간 연평균 13조1000억원에서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특히 착공 예정 물량이 가장 적은 2027년에는 33조원을 집중 공급한다. 주거 사업장 PF 보증비율도 기존 90~95%에서 한시적으로 100%까지 높인다. 부실 사업장에는 캠코 PF 정상화 지원 펀드와 금융권 신디케이트론 등을 투입해 사업 정상화를 지원한다.
차준홍 기자
반면에 부동산 투기 수요로 흘러갈 수 있는 대출은 막는다. 우선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에 나선 1주택자의 전세대출 문턱을 높인다. 전세대출 보증 제한 범위를 다주택자에서 투기적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까지로 넓힌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하면서 해당 주택을 가족 외 제3자에게 임대하고, 본인과 배우자 모두 해당 주택에 실거주한 적이 없는 1주택자가 대상이다. 금융위는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보유 1주택자의 전세대출은 약 9조3000억원, 6만 건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수도권·규제지역은 80%에서 70%, 기타 지역은 90%에서 80%로 각각 10%포인트 낮춘다. 무주택자는 현행 비율을 유지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산정 기준도 깐깐해진다. 내년 1월부터 DSR을 산정할 때 소득 상승률이 20% 초과 30% 이하면 최근 2개년 평균 소득을, 30%를 초과하면 최근 3개년 평균 소득을 적용한다. 반대로 소득이 감소한 경우에는 최근 1개년 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억대 성과급 지급이 늘어난 게 대출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