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팝 창시자’로 불리는 팀 서도밴드. (왼쪽 아래부터) 연태희(기타), 서도(보컬), 정현빈(드럼), 김태주(베이스), 김성현(키보드). [사진 서도밴드 제공]
‘조선팝 창시자’ 서도밴드가 데뷔 8년 만에 정규 1집을 낸다. 14일 오후 6시 12개의 트랙이 담긴 앨범 ‘원’을 공개한다. 서도밴드는 싱어송라이터 ‘서도’를 중심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로 한국 전통음악을 팝 형식으로 풀어낸 퓨전 장르를 개척, 정립해 온 팀이다.
2021년 JTBC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우승하며 대중과 평단에 이름을 알렸고 이후 ‘불후의 명곡’ ‘열린음악회’ ‘싱어게인’ 등에 꾸준히 출연하며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소리썸머나잇’ ‘동두천 록 페스티벌’, 올해 ‘러브 썸 페스티벌’ 등 다양한 라이브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왔다. 정규앨범 발표일인 14일엔 대한민국 국회에서 열리는 광복 81년 전야제 ‘영웅의 꽃, 광복의 빛이 되다’ 무대에, 16일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단독 콘서트에 나선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 본사에서 만난 서도밴드 멤버 다섯은 모두 앨범 발매에 대해 “숙원 사업을 해냈다”고 입을 모았다. 그간 EP 2장, 싱글 음원 2개 발매와 OST 작업, 프로젝트 앨범 참여 등을 통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서도밴드지만, 정규 앨범을 만드는 것만큼은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음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 우승 당시 서도밴드의 모습. [사진 JTBC]
앨범에 수록된 12개 트랙을 관통하는 주제는 ‘춘향전’이다. 첫 번째 트랙 ‘아리랑’은 춘향과 몽룡의 만남이 시작되는 봄날의 풍경을 노래한다. 남원의 부임한 변사또의 수청을 거절한 춘향이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는 ‘쑥대머리’, 몽룡의 귀환을 알리는 ‘내가 왔다’, 다시 만난 둘의 마음을 담은 ‘나를 너를’까지, 만남과 재회의 서사가 앨범 속에 순차적으로 담겨있다.
“두 사람이 만나고 헤어졌다 재회하는 걸 보면 영원한 슬픔도, 기쁨도 없잖아요? 그래서 앨범의 타이틀도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도 돌고 돈다는 의미로 ‘원(ㅇ)’으로 지었어요. 이 보편적인 스토리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서요.”(서도) “팀이 꾸려진 직후부터 꾸준히 춘향가를 편곡한 노래들로 공연을 해왔어요. 우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담을 주제로 적절하다는 생각을 했죠.”(김성현, 키보드)
큰 맥락은 판소리 원전에서 가져왔지만 멜로디와 가사는 서도밴드가 새롭게 붙였다. 예를 들어 둘이 서로 사랑하는 장면을 담은 ‘사랑가’에서는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는 원전의 가사를 살리되 “이 밤이 지나 우리 다시 헤어져도/너는 꽃이 되고/나는 나비 되어/(중략) 춤을 추리” 등 새로운 가사를 덧입혔다.
멜로디는 판소리를 공부했던 서도가 주로 쓰고, 실용음악을 전공한 밴드 멤버들은 전체적인 편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그 덕에 음악적으로는 국악부터 알앤비, 블루스, 록 등 다양한 장르가 결합한 결과물이 나왔다.
“각자의 악기로 국악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평범한 주법은 버려야 했죠. 그간 재즈나 록의 속주를 카피했다면 이번엔 가야금 독주 멜로디를 따라 하며 어떻게 농현(줄을 흔들어서 떠는 소리를 내는 주법)의 느낌을 낼지 등을 연구했어요.”(연태희, 기타) “베이스기타랑 음역이 비슷한 건 거문고예요. 그런데 거문고는 울림판 속이 비어 있어서 기타와 완전히 다른 소리가 나거든요. 이걸 보완하려고 울림판이 빈 베이스기타를 따로 구입했습니다.”(김태주, 베이스)
서도밴드. [사진 연합뉴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붙은 ‘조선팝’이라는 별명에 대해 “언젠가는 대중들이 즐겨 듣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조선팝이라는 말은 함께 인디 신에서 활동하던 밴드 ‘루시’의 멤버 최상엽 형이 지어줬어요. 처음엔 우리를 모르는 청중들에게 편견을 심어줄 수도 있고 우리 역시 특정 장르에 매몰될 수 있어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냥 저희가 하는 음악이 ‘조선팝’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김성현)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하는데, 한국 음악도 그 다양한 카테고리에 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조금은 기여하고 있을 거란 생각에 자부심을 느낍니다.”(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