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넥스트로컬' 사업을 통해 탈바꿈한 워케이션 공간. 사진 플라잉하우스 홈페이지 캡처
홍보·정보기술(IT) 분야 경력자들로 뭉친 서울 중장년 창업팀 ‘플라잉하우스’는 새 사업 무대로 강원 영월을 택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늘어나는 ‘빈집’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찾으면서다. 이들은 빈집을 일과 휴식을 함께할 수 있는 워케이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그간 버려지거나 활용도가 낮았던 공간에 중장년의 경험과 전문성을 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든 셈이다.
서울시가 그동안 청년층 중심이었던 넥스트로컬 지원사업을 중장년까지 본격 확대한다고 14일 밝혔다. 퇴직이나 이직 이후 새로운 일을 찾는 중장년에게 지역을 ‘인생 2막’의 무대로 제공하는 동시에 해당 지방자치단체에는 새로운 인재와 사업을 유입시키려는 구상이다.
넥스트로컬 사업은 지난 2019년 처음 시작됐다. 서울시는 지역에서 발굴한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조사부터 사업화, 판로 개척, 투자 유치까지 단계적인 지원체계를 갖췄다. 지난 8년간 서울 창업가 1252명이 전국 52개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고, 이를 통해 매출 441억원과 투자 유치 118억원의 성과를 냈다. 사업 지속률은 84.6%다.
지난 6월 3일까지 신세계백화점에 운영된 '넥스트로컬' 팝업스토어 모습. 뉴스1
사업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데일리포션’은 AI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과채주스 서비스를 개발한 뒤 사업장을 경북 구미로 이전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면서 기술과 농업을 결합한 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경남 함양의 ‘페르너스’는 AI·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산림자원에 접목해 산불 감지와 관광 서비스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에서 버려지거나 제값을 받지 못하던 자원이 사업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강원 영월 ‘울퉁불퉁컴퍼니’는 이른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 개발에서 출발해 지역 청년이 참여하는 로컬마켓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충남 홍성의 ‘집단지성’은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한 창업을 계기로 지역에 정착했다. 이후 홍성을 찾는 청년들의 체류와 창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넥스트로컬지역상생 X 세대상상간담회' 행사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사진 가운데)과 청년, 중장년 창업가들이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이런 지역 창업 모델의 참여 대상을 청년에서 중장년으로 넓히고 있다. 지난해 6개 지역 21개 팀을 대상으로 중장년 넥스트로컬을 시범 운영한 데 이어 올해는 6개 지역 50개 팀으로 2배 이상 확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장과 현장에서 쌓은 중장년의 경험과 전문성을 지역 자원과 연결해 새로운 일자리와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14일 오전 이런 성과 등을 공유하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넥스트로컬지역상생×세대상생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넥스트로컬 청년·중장년 창업가 150여 명과 오세훈 서울시장, 강원 영월·홍성, 경북 구미·칠곡, 경남 함양 등 5개 지역 단체장이 참석한다. 참여 지자체들은 사업장 이전과 농산물 가공·유통, 산림·관광자원과 기술창업 연계, 지역 네트워크 구축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청년은 물론 경험과 역량을 갖춘 중장년까지 지역에서 새로운 일을 찾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서울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대표 상생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