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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 놀란 트럼프 “100% 관세” 대응…북·중 등 ‘크링크’ 정조준

중앙일보

2026.08.13 22:18 2026.08.14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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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드론에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 중형급에 해당하는 드론과 드론부대 운용을 위한 도킹 스테이션엔 100%의 초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전쟁에서 확인된 드론의 위력에 대응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상업용 드론을 비롯해 중형급 이하의 군사 드론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크링크(CRINK)’로 불리는 중국·러시아·이란·북한 등 반서방 권위주의 연대 4개국은 상호 보완적 역할을 통해 공격형 드론 체계를 빠르게 첨단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샤헤드’에 당한 美…‘중형급’ 드론 노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이륙중량이 25㎏를 넘거나 열화상 장비를 탑재한 드론, 또 이들 드론의 도킹 스테이션 등 ‘특정 핵심 부품’에 1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륙중량 25㎏ 이하와 특정 기능이 없는 드론에 부과하기로 한 관세 25%보다 4배나 높다.
지난해 1월 13일 촬영된 사진 속에 비밀 시설에 보관된 이란의 공격형 드론의 모습이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월 13일 촬영된 사진 속에 비밀 시설에 보관된 이란의 공격형 드론의 모습이 담겨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준인 ‘25㎏ 초과’ 구간은 미군이 군사용 드론을 구분하는 5단계 척도 가운데 중형급에 해당하는 ‘그룹3’의 이륙중량(56~1320파운드)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번 조치가 중형급 이상의 군사 드론을 겨냥하고 있다는 의미다.


프레데터와 리퍼 등 압도적 화력으로 무장하고 초장기·초고도 비행이 가능한 그룹4와 그룹5에 해당하는 드론 분야에선 미국이 완벽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3 구간의 강자는 미국이 아닌 중국과 이란, 그리고 러시아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 드론은 이란전쟁에서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샤헤드(Shahed)’다. 미군은 값싼 샤헤드의 파상 공격을 막기 위해 사드(THAAD)와 패트리엇 등 초고가 자산으로 대응하면서 무기 부족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달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공개한 영상 속에 이란의 드론이 미군의 목표 시설을 향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14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공개한 영상 속에 이란의 드론이 미군의 목표 시설을 향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겨 있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초토화한 러시아의 전투용 드론 ‘게란(Geran)’ 역시 이란의 샤헤드에 기반을 두고 개량해 실전 배치된 기종이다. 러시아는 이밖에 그룹3으로 분류되는 정밀공격용 드론 ‘란쳇(Lancet)’도 실전에서 운용하고 있다.



‘미래전쟁’ 주도권 뺏길라…핵심은 북·중 등 ‘크링크’

트럼프 대통령이 중형 드론과 함께 100% 관세 대상으로 지정한 도킹 스테이션은 “향후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해 대규모 드론부대를 통합 지휘할 미래전쟁의 컨트롤타워”란 평가를 받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19일 탱크와 드론의 합동 군사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19일 탱크와 드론의 합동 군사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뉴스1


익명을 요청한 군수업계 관계자는 “드론 완제품뿐 아니라 도킹 스테이션에 제재를 가한 것은 적성국들이 미래 군사 드론 생태계 구성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며 “미국이 경계하고 있는 핵심 세력은 중국과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이른바 크링크 국가”라고 평가했다.


이날 포고문엔 ‘중국’이라는 표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드론은 현재와 미래의 미국 군사 작전의 핵심 기술”이라며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사이버 보안의 취약점을 야기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저가형 드론 부대 운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한 말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월 20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전차)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무인공격기들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을 20일 방영했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월 20일 평양 제60훈련기지에서 진행된 보병·탱크(전차) 협동공격전술연습에서 무인공격기들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영상을 20일 방영했다. 연합뉴스


중국은 AI 분야에서 유일하게 미국과 대적할 위치에 있다. 동시에 전자부품·모터·배터리·통신장비를 비롯해 희토류 등 드론 전쟁 시스템을 구축할 사실상의 모든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이란과 러시아의 드론 설계 기술 및 실전 경험이 결합되고, 북한의 저비용 대량 생산능력 등이 합쳐지면 크링크 4개국은 미래의 드론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형 드론과 도킹 스테이션에 대해 당장 다음달 3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민감도가 떨어지는 소형 드론에 대한 25% 관세 부과 시점인 내년 2월 9일보다 빠르다. 실전에서 확인된 드론의 위력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4일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의 이번 조치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산업 경쟁을 보호주의로 전환하고 차등 관세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려는 시도”라며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보호주의 조치”라고 전했다.



한국산엔 15% 관세…“장기적 기회될 수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대만, 스위스, 리히텐슈타인산 드론과 부품에 대해서도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부과한 기본관세와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통한 제재보다는 사실상의 우대관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 5월 3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노린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요격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23년 5월 30일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노린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 공격에 대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이 요격을 시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우대관세를 적용받으려면 핵심 부품과 기술 대부분이 당사국 또는 미국에서 생산됐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현대전에서 저가 드론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미국 내 생산능력은 수요를 맞추기에 부족하다”며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 주도의 드론 생태계에 신속히 편입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포고문엔 미국에 드론이나 부품 생산시설을 신설·확장하는 기업에게 건설에 필요한 제품과 생산장비를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온쇼어링’ 제도를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 장병이 격추된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24년 11월 우크라이나 장병이 격추된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의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방산업체 관계자는 “드론 기술 자체만 놓고 보면 한국은 미국은 물론 중국보다 뒤떨어진 상태”라면서도 “다만 미국이 중국을 중심으로 한 크링크에 맞설 수 있는 일종의 동맹국 드론 연대를 구상하고 있다면 드론 산업과 관련한 기반 기술과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에게 장기적으로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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