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李 “흡수통일 안한다…오랜 전쟁 끝낼 당사자 논의 시작하자”

중앙일보

2026.08.14 20:01 2026.08.14 20: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경축사에서 강조했던 이른바 ‘대북 3원칙’(체제 존중, 흡수통일 배제, 적대행위 금지)을 넘어,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남·북·미·중 또는 남·북·미 간 당사자 논의를 공식 제안한 것이다.

남북 평화·공존 실천을 위한 3가지 청사진(포용, 안정, 세계 평화 기여)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남과 북 서로가 인식과 규범, 제도에서부터 적대성을 하나씩 줄여나가야 한다”며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어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 위기와 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 안정적인 한반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한반도의 평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에 희망과 가능성을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지난 1년 동안 활발한 셔틀 외교를 이어가며 신뢰의 기반을 다져왔다”며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역시 세계 무대에서 더 큰 책임과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지혜를 모아 우리 공동의 과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가깝고도 먼 이웃이 아니라 가깝고도 또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존(共存)’을 강조했던 이 대통령은 이날 두 번째 경축사에선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통령은 “광복의 빛, 산업화의 빛, 민주화의 빛을 밝혀 온 우리에게 대한민국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새로운 광복이 필요하다”며 “세계가 꼭 필요로 하는 나라, 모든 나라가 협력하고 싶은 나라,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우리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한민국의 자원과 역량을 완전히 재배치하고 성장 지도를 다시 그려내, 우리의 마음속 희미해졌던 꿈과 희망을 반드시 되살려내겠다”며 “미래에 대한 적극적 투자로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그 결실을 전국의 모든 국민들께 고루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열했던 과거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켰던 것처럼, 오늘의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확실하게 열어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위한 통합의 정치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안의 장벽부터 허물어 가야 한다”며 “차이가 적대가 되어선 안 되고, 증오와 배척, 갈등이 국가의 전진을 가로막게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의 지형이 뒤바뀌는 국가대항전 앞에서, 국민과 정부, 중앙과 지방, 기업과 노동자 모두가 원팀”이라며 “국민주권 정부부터, 타협과 공존의 정치에 앞장서겠다.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공동의 해답을 찾고, 경쟁하면서도 국가의 미래 앞에서 힘을 모아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역사 문제에서는 친일재산 환수와 독립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공포된 ‘친일재산귀속법’을 거론하며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이 부당 축적했던 재산을 조사·환수하여 역사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며 “국가에 귀속된 친일 재산을 더욱 책임 있게 관리하여, 그 재원이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에 온전히 쓰일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현석([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