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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美영토 선언” 장담했지만…우크라부터 ‘뻥뻥’ 뚫렸다

중앙일보

2026.08.15 22:43 2026.08.1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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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부족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단 한 발도 요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군 역시 인명 피해 가능성이 낮은 이란의 공격에 대해선 요격을 자제하며 비축량을 관리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나소 카운티 경찰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연설 도중 특유의 춤을 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호르무즈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나소 카운티 경찰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연설 도중 특유의 춤을 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호르무즈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장기전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기 부족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채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넘어 해협을 아예 자국 영토로 선포하겠다는 주장을 펼쳤다.



우크라부터 ‘뻥’ 뚫렸다…막을 무기가 없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을 인용해 지난 5일과 8일 수도 키이우를 겨냥한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이 방공망을 뚫고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현지시간 1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에서 소방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에서 소방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엔 탄도미사일 24발이 방공망을 뚫었고, 8일엔 6발의 탄도미사일이 표적에 명중해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제공한 소량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모두 소진되면서 미사일 공격을 막을 방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탄도미사일 공격에 속수무책이 된 우크라이나는 사기 진작을 위해 그동안 매일 요격에 성공한 러시아의 미사일 수를 공개해오던 관행도 중단했다.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세는 16일에도 이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밤사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키이우와 인근 지역에서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크레멘추크와 크리비리흐도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 크리비리흐에선 아르셀로미탈 제철소가 피격돼 2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수미와 자포리자주에서도 모두 3명이 사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에만 13개 지역이 공격받았다”며 “러시아가 공격용 드론 1550대, 유도폭탄 약 1560발, 미사일 62발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유럽에서 인프라를 파괴하고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며 “유럽의 요격체계를 창고에 쌓아둘 수 없다”고 방공망 지원을 호소했다.
현지시간 1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에서 소방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시간 16일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에서 소방관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겨울이다. 우크리이나는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장거리 공격으로 러시아에 연료 위기를 안기며 불리했던 전황을 호전시켰다. 그러나 이제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될 상황이 됐다.

요격 수단이 바닥난 우크라이나는 대규모 드론 공세로 맞불을 놓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16일 자국 전역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822대를 격추했고 이 중 약 600대가 모스크바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주를 겨냥해 역대 최대 규모 공격을 벌였다”며 “러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가 위치한 포돌스크 지역이 피격돼 83세 남성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리도 필요하다”…생산 면허도 후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자체 생산을 위한 면허 취득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며칠 만에 “그 구상을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번복했다.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담을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회담을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백악관 회동 때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엇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달 6일엔 무기 패트리엇 지원에 대한 질문을 받자 탄약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일축하면서도 “우리도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전쟁 이전 대비 65% 감소한 800발 내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는 40~50% 줄어든 250발 내외의 재고만 남은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31일 미국의 전략 항공모함 링컨함에서 F-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항한 링컨함의 연속 작전 투입이 길어지면서, 링컨함 승조원들 일부는 자살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미국의 전략 항공모함 링컨함에서 F-18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항한 링컨함의 연속 작전 투입이 길어지면서, 링컨함 승조원들 일부는 자살을 시도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CNN도 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사드 소진율이 80%에 달한다는 평가까지 내놨다. 정확한 재고량은 기밀사항이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방공미사일 재고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공통된 지적이다.



치고 나오는 중국…“아시아 동맹 불안”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이 이란전쟁에 발목이 잡힌 사이 중국은 아시아 내 세력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 사이에서 안보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신화통신

중국 해군 잠수함에서 발사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신화통신

중국은 최근 몇 년만에 처음으로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과 관련한 무력충돌을 빚었고, 지난달 6일엔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태평양을 향해 시험 발사했다. 미국이 이란전쟁에 집중하는 사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와중에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에 위치한 일부 영사관 폐쇄를 추진하고,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언급했다.

NYT는 아시아 동맹국 사이에선 무기 고갈로 인해 중동 내 미군 시설이 이란의 공격에 파괴되는 상황에서 이란보다 강력한 중국군이 분쟁을 일으킬 경우 미군이 어떠한 대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1일 일본 방위성은 중국 해군의 루양 III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왼쪽)과 러시아 해군의 스테레구시치급 호위함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일본 방위성은 중국 해군의 루양 III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왼쪽)과 러시아 해군의 스테레구시치급 호위함이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헤리티지재단은 지난 12일 이란전쟁으로 요격 미사일 재고 감소 사태에 직면한 미국이 중국과 분쟁을 벌일 경우 전략적 패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헤리티지는 지난 대선 때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리한 ‘프로젝트 2025’를 발간한 대표적 보수 기관이다.



“호르무즈 美영토 선언”…“망상 멈추라”


무기 부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뉴욕주 가든시티 낫소카운티 경찰학교 연설에서 “이란은 지금 아주 심하게 패배하고 있다”며 “승리가 확보되면 호르무즈해협을 조만간 미국 영토로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나소 카운티 경찰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연설 도중 웃음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호르무즈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뉴욕주 나소 카운티 경찰 아카데미에서 진행한 연설 도중 웃음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호르무즈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이어 “미국이 이미 해협을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이미 그렇다(미국의 영토)”고 주장하며 웃음을 보였다. 자신이 시작한 전쟁으로 인해 초래된 유가 상승에 대해선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아주 조금 더 내는 것일 뿐”이라며 “(유사 상승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고, 나는 옳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교부는 이날 X(옛 트위터)에 “미국은 패배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망상에 빠지는 것을 멈추라”며 “세계 석유 생산량의 5분의 1을 처리했던 중요한 해상 통로는 소셜미디어(SNS)나 항공모함, 명령, 선거 연설 등으로 장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주 가든시티에 위치한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토드 블랑쉬 법무장관(왼쪽)과 카시 파텔 FBI 국장(오른쪽). AP=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주 가든시티에 위치한 데이비드 맥 훈련·정보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토드 블랑쉬 법무장관(왼쪽)과 카시 파텔 FBI 국장(오른쪽). AP=연합뉴스

미국 NBC 역시 “이란은 미국의 항구 봉쇄에도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계속해서 발포하고 있다”며 “전날 단 두 척의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고 원유를 실은 선박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쟁 전까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던 선박은 하루 평균 130~140척에 달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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