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이 기업용 인공지능(AI) 시장을 공략해 역대급 분기 매출을 기록하는 사이, 오픈AI에서는 임원급 인사들의 연이은 퇴사 등 내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두 AI 라이벌 기업의 엇갈린 행보다.
다리오 아모데이(오른쪽부터) 앤트로픽 CEO와 샘 올트먼(가운데) 오픈AI CEO가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임팩트 서밋에서 악수를 거부한 채 손을 들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최근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7억8700만 달러) 대비 14.6배 성장해 115억 달러(약 16조2000억원)를 넘겼다고 밝혔다. 2021년 창사 후 처음으로 분기매출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코딩에 특화한 AI 에이전트 ‘클로드 코드’ 등의 B2B(기업 간 거래) 실적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앞서 앤트로픽은 연환산 매출(ARR)이 4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6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관련 서류를 제출한 앤트로픽 내부에서는 IPO 완료 후 매출이 최대 5배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은 앤트로픽의 재무 담당자 발언을 인용해 “앤트로픽이 2028년 매출을 약 1900억~2000억 달러(약 268조~282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AI가 13일(현지시간) 새로운 최고매출책임자(CRO)로 달리 라직 전 클라우드 보안 기업 '위즈' 사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사진 오픈AI
반면 앤트로픽과 비슷한 시기 SEC에 상장 서류를 제출한 오픈AI는 올해에만 5~6차례에 걸친 조직 개편을 겪으며 내부 혼란이 심화되고 있다. 고위 임원들의 줄퇴사도 이어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오픈AI는 지난해 12월 선임한 최고매출책임자(CRO) 데니스 드레서를 8개월 만에 교체한다고 밝혔다. 신임 CRO에는 클라우드 보안 기업 ‘위즈’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달리 라직이 임명됐다.
지난 10일에는 오픈AI 윤리책임자였던 클로이 바칼라르가 퇴사했고, 바로 다음날 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낸 브래드 라이트캡도 회사를 나가 새 스타트업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사업 부문 CEO였던 피지 시모 역시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지난달 말 오픈AI는 자사 모델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안전 전담팀을 해체하고, 각 팀 내 고위 직원들에게 바이오·사이버 등 각 분야별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분산해 배정했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불필요한 부대 업무를 줄이고 앤트로픽과의 경쟁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며 “내부 직원들은 끊임없는 변화에 피로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영업손실이 385억3000만 달러(약 60조원)로 급증했다는 오픈AI 내부 폭로까지 나오면서 당초 올해로 예상됐던 IPO가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최근 실적을 둘러싼 핵심 차이가 기업 고객 비중이라고 보고 있다. 개인 고객 대상 AI 모델로 인지도를 높여 온 오픈AI와 달리, ‘미토스’ 등 일반 대중에게는 공개하지 않는 기업 대상 고사양 모델을 출시해온 앤트로픽이 더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앤트로픽 매출의 80%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5월 기준 연환산매출은 400억 달러로 추정돼 앤트로픽(470억 달러)에 못미쳤다.
최근 오픈AI가 기업 고객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4일 비공개로 열린 주주·투자자 회의에서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업용 시장에서의 성과를 주주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프라이어 CFO는 “올해 기업 고객 매출이 개인 고객을 추월했다”며 “7월 기준 연환산 매출이 전월 대비 20% 늘었고, 기업 고객 수는 32%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