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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태극기가 휘날리는 핵잠을 볼 수 있을까

중앙일보

2026.08.16 08:10 2026.08.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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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화 워싱턴 특파원

강태화 워싱턴 특파원

지난 1일 미국 서부 시애틀 앞바다에 거대한 검은 물체가 떠올랐다. 긴 선체와 앞쪽에 배치된 함교. 세계 최강 미군의 핵전력 3축 가운데 가장 강력한 오하이오급 핵추진 잠수함이었다. 한국이 포함된 태평양을 통솔하는 인근 킷샙 해군기지에 배치된 전략핵잠수함(SSBN) 8척 가운데 1척으로 추정된다. ‘핵단추’로 한국을 위협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바로 그 무기다.

정부는 이 거대한 선체에 태극기를 붙일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은 이미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관련 협력에도 합의했다. 그런데 진척이 더디다. 지난 6월에서야 킥오프 회의가 열렸지만, 이후로도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그 사이 안보 환경은 빠르게 변했다. 이란전쟁에 무기를 소진한 미국이 한국에 배치됐던 방공 체계를 중동으로 가져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연 미국이 한국을 계속 지켜줄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됐다. 보수진영에선 자체 핵무장론을 재차 꺼내기 시작했다.

지난 1일 미국 시애틀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강태화 특파원

지난 1일 미국 시애틀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강태화 특파원

그러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금기 하나 풀었다. 외국 조선업체가 해군 선박을 두 척까지 본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물론 아직 핵잠수함은 대상이 아니다. 다만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를 가동 중인 한국에는 ‘다음 단계’를 기대할 호재다. 발표 직전 북한이 먼저 움직였다.

북한 외무성의 장금철 제1 부상 겸 10국 국장은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의 핵잠 도입 계획을 비난하며 “핵잠보유 기도는 좌초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지난 4월에 이은 그의 두 번째 담화였다. 당시 그는 청와대가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 이후 나온 김여정의 담화를 ‘긍정적 화답’이라고 평가하자 “핵심은 경고”라며 날을 세웠다. 대남 관계를 책임진 그가 유독 드론과 핵잠에 반응한 것은 두려움의 방증이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전쟁을 통해 드론은 미래전쟁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억지력의 핵심인 핵잠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에서도 거래를 강조한다. 동맹이 일방적 수혜자가 아닌 전략적 기여자가 돼 달라는 요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스로 ‘거래의 달인’을 자처해왔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 자신했던 이란전쟁에서 호되게 당한 그는 11월 선거가 다가올수록 급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마음이 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기 어려운 카드를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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