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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애 치료비 큰 도움”…이런 말로 사람 꾀는 年2281% 사채

중앙일보

2026.08.16 14:00 2026.08.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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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상담 건수가 급증하면서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취약계층이 늘면서 피해 규모도 함께 커졌다.

16일 금융감독원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1만3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1만7538건으로, 피해신고센터가 설치된 2012년(1만8237건)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는 6개월 만에 이미 1만 건을 넘어섰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유형별로 보면 미등록 대부 관련 접수 건수가 442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고금리(3199건), 채권 추심(2004건), 불법 수수료(178건)와 유사수신(167건), 불법 광고(61건) 관련 피해가 뒤를 이었다. 수사 의뢰 건수도 올 6월까지 398건으로, 이미 지난해(582건)의 절반 수준을 뛰어넘었다.

불법사금융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자, 피해자에게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불법사금융 신고센터에 접수된 고금리 관련 신고·상담 건수는 1월 186건에서 매월 꾸준히 증가해 6월에는 988건이 접수됐다. 올해 6월까지 누적으로는 3199건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1904건)를 웃돈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대부업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리면서 피해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서민금융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한 저신용자는 최대 11만9000명, 이용 금액은 최대 1조5500억원이다. 모두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제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양호한 차주들이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로 이동했고, 이에 기존에 대부업체 이용 저신용자들이 밀려났다”고 해석했다.

불법사금융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업자들이 친근감을 내세운 광고로 접근 장벽을 낮추며 일상에 스며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이날 스레드에 ‘개인돈’ ‘급전’을 검색하니 다수 계정이 등장했다. 이들 계정은 주로 ‘싱글맘인데 아이 응급실 치료비가 급해 큰 도움을 받았다’ ‘부부상담을 받고 싶은데 상담비가 부족해 급전 대출을 받았다’는 후기를 앞세웠다. 이용자가 불법사금융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빠져들도록 하는 구조다.
소셜미디어에서 이용자 후기를 앞세워 광고하고 있는 불법사금융업자 계정. 스레드 캡쳐

소셜미디어에서 이용자 후기를 앞세워 광고하고 있는 불법사금융업자 계정. 스레드 캡쳐


실제 기자가 “카드값 40만원이 필요하다”라며 연락을 취하자, 불과 몇 초 만에 ‘40/70’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7~12일 뒤에 70만원으로 상환하라는 의미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2281%다. 현행법상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이다. 만일 연 이자율이 60%를 초과한다면 해당 대부계약은 무효가 된다. 또 연 이자율과 관계없이 불법사금융업자와의 이자계약은 무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록 대부업은 광고 심의를 받지만 불법사금융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며 “많은 이들이 불법사금융과 등록 대부업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불법사금융에 발을 들인 뒤 상품권 예약매매와 같은 신종 수법에 취약해지거나, 불법 추심에 시달릴 수 있는 점도 문제다.

금융 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에 빠져들지 않게 하기 위해선, 정책금융·채무조정 등 금융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는 연 20% 최고금리 규제로 인해 대부업이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 저신용자 대출 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도권 금융에서 이들에게 시장원리에 맞는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불법사금융으로 빠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효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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