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우위를 보이던 우주 영역에서 급격히 격차를 좁히고 있고, 우주의 무기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우주군은 특히, 우주 영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려고 대위성 무기 개발을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중국의 위성 전력은 2013년 100기 미만에서 현재 약 1900기로 급증했다. 미국의 우주무기 개발 선언은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프랑스, 영국, 독일 그리고 일본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①미국, 대위성 무기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미국의 군사 매체
더 워존은 미국이 대위성 무기 개발을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로 공식화했다고 보도했다. 미 우주사령부(USSPACECOM) 사령관 스티븐 웨이팅 미 우주군 대장은 8월 10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우주·미사일 방어(SMD) 심포지엄에서 향후 2029~2033 회계연도 통합우선순위 가운데 첫째와 둘째 과제로 ‘통합 우주화력(integrated space fires)’과 ‘대(對) 다수 저궤도 위성(counter-pLEO)’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우주에서도 지상·해상·공중전력처럼 “쏘고, 움직이고, 통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2022년 발간한 우주 안보 보고서의 우주무기 개념들. 미 국방정보국
이번 발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이 그동안 방어와 회복탄력성 중심으로 접근해온 우주 전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공격 능력’을 공개적으로 강조했기 때문이다. 웨이팅 사령관은 우주전에서 확실히 억제하려면 적 우주 자산을 손상하거나 파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능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운동에너지 방식의 대위성무기뿐만 아니라 전자전, 사이버전, 지향성 에너지 등 비파괴·비운동 효과를 결합한 통합 우주화력을 요구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전략 변화의 배경엔 중국과 러시아의 상당히 빠른 속도의 우주 무기화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 항공모함과 함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500개 이상의 정찰 위성망을 구축했을 뿐만 아니라, 로봇 팔로 타국 위성을 포획해 궤도를 이탈시킬 수 있는 SJ-21 위성, 지상 발사형 대위성(ASAT) 미사일, 레이저 공격 장치 등을 실전 배치하며 우주 패권을 위협해 왔다. 미 군사 당국으로서는 방어 위주의 전략만으로는 궤도 위의 자산을 지킬 수 없으며, 적의 공격 시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접근은 ‘위성 한 발 격추’보다 ‘우주 네트워크 전체의 기능 마비’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백~수천 개의 위성으로 구성된 분산형 저궤도 위성망을 구축하면 일부 위성을 공격받더라도 전체 체계의 생존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적 역시 사이버 공격이나 지향성 에너지 무기를 이용해 여러 위성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일대다(one-to-many)’ 공격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대위성 전력은 단순한 ‘우주 미사일’ 개발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주에서의 감시·통신·항법·미사일 경보 체계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적의 우주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센서·전자전·사이버·레이저·요격 체계가 하나의 작전망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는 우주가 더는 지상군과 공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후방 영역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기 위해 직접 싸워야 하는 핵심 전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②미 전략사령관, 더이상 국지 분쟁은 없다고 밝혀 미국의 군사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미국 전략사령부(STRATCOM) 사령관 리처드 코렐 해군 제독이 8월 11일 미 국방정보국(DIA) 콘퍼런스에서 “더는 지역 분쟁은 없다”며 “모든 분쟁은 정보 영역에서 세계적”이라고 말했다.
정보 영역에서 국지전이란 없다고 강조한 리처드 코렐 미 전략사령부 사령관. 미 국방부
전략사령관이 던진 경고는 현대 전쟁의 패러다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군대가 격돌하는 물리적 국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쟁의 여파와 작동 메커니즘은 사이버 공간,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AI), 우주 및 전자기파 스펙트럼을 통해 순식간에 지구 전체로 확산한다. 이제 물리적 영토를 통제하는 것만큼이나 ‘정보를 통제하고 지키는 것’이 전쟁의 승패와 국가 안보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코렐 제독은 이란 전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표면적으로는 탱크와 참호, 포격전이 난무하는 20세기형 지상전처럼 보이지만, 그 밑바닥에서는 전자기파 차단, 드론 제어, 위성 통신 교란, 그리고 신속한 서사(Narrative) 주도권 싸움이라는 고도의 정보전이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다. 특정 지역에서 지상전이 개시하는 순간, 해킹과 사이버 공격은 국경을 넘어 상대국의 주요 기반시설과 우방국의 여론을 흔든다. 물리적 포성은 한 지역에 그칠지 몰라도, 정치적·사이버적 파급력은 전 세계를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경고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첨단 인공지능(Frontier AI) 기술이 초래할 ‘의사결정 시간의 압축’과 ‘정보 교란’이다. 적대국들은 AI를 활용해 대규모 가짜 뉴스와 맞춤형 영향력 공작을 자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대중의 인식을 오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고 군사 지휘관과 정치 지도자들의 의사결정 체계를 혼란에 빠뜨린다. 적들은 왜곡된 데이터를 유포하여 지휘부의 정황 판단을 지연시키거나 오판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오판에 의한 전쟁 확대(Escalation) 위험을 극적으로 끌어올린다. 코렐 사령관은 “AI가 미래 전쟁에 등장할 것인가의 여부는 더는 질문거리가 아니다. AI는 이미 전장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고 말했다.
결국 현대전에서 ‘억제력(Deterrence)’의 정의 역시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의 억제력이 전방에 배치된 압도적인 화력과 물리적 연합 전력에서 나왔다면, 미래의 억제력은 우주-사이버-전자기 스펙트럼이 복잡하게 연결된 환경에서 자국 데이터의 신뢰성을 지켜내고, 적의 정보 교란 속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보 복원력’에서 나온다.
③트럼프 대통령, 항공모함에 증기식 사출기 재도입 명령 미국의 군사 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 대통령각서(NSPM)에 서명하며 미 해군의 차세대 포드급(Ford-class) 항공모함에 기존 증기식 사출기와 유압식 엘리베이터를 다시 도입하라고 명령했다. 공정률이 절반 가까이 진행 중인 CVN 81 도리스 밀러함부터 전자식 사출기(EMALS)를 빼버리고 증기 방식으로 되돌리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한 EMALS를 장착한 항모 제럴드 R. 포드(CVN 78)함. 미 해군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전자식 사출기(EMALS)를 비판했다. 첫 임기 당시인 2017년부터 그는 EMALS를 가리켜 “너무 복잡하고, 전기를 쓰느라 엄청난 비용이 들며, 고장 나면 전문가가 아니면 고치지도 못한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려 왔다. 그는 “아인슈타인 정도는 돼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수십 년간 검증된 정통 증기 방식이야말로 미 해군에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을 계속 펼쳤다. 지난해 10월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에 탑승했을 때 행정명령을 통해서라도 증기 사출기와 유압 엘리베이터로 돌아가겠다고 공언했고, 이번 대통령각서를 통해 그 고집을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그러나 미 군수 산업계와 군사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번 명령이 현실을 무시한 치명적인 오류라고 입을 모은다. 증기식 사출기로의 재전환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설계의 근본적 불일치’다. 포드급 항공모함은 처음부터 전동·디지털화를 전제로 설계돼 배 내부의 요리, 난방, 해수 담수화까지 전기를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 고압 증기를 생성하고 이를 사출기까지 보낼 배관 파이프라인이 설계 자체에 없다. 이미 건조 중인 함정에 증기 배관망을 다시 깔려면 함정의 내부 구조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
둘째, ‘공급망과 제조 기반의 상실’이다. 미 해군이 마지막으로 증기 사출기를 구매한 것은 20여 년 전이다. 관련된 부품 공급업체와 전문 제조 라인은 이미 해체됐거나 업종을 전환했다. 공급망을 새로 재구축하는 데만 막대한 초기 투자금과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EMALS 제조사인 제너럴 애토믹스가 밝혔듯, 이미 50% 정도 건조가 진행된 상황에서 방향을 틀면 천문학적인 비용 폭등과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
셋째, ‘전술적 퇴보’다. EMALS는 가벼운 드론부터 무거운 전투기까지 출력을 세밀하게 조절해 이륙시킬 수 있어 차세대 항공 전력 운용의 핵심이다. 반면 중량 조절이 힘든 증기 방식은 기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커 무인기 운용에 제약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