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앤트로픽에서 개발한 클로드(Claude) 등 생성형 AI는 텍스트·오디오·이미지 등의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에 부합하는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생성형 AI 서비스 경험률은 44.5%로, 전년보다 11.2%P 증가했어요. 챗GPT·제미나이·클로드와 같은 생성형 AI가 업무 도구는 물론,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 검색 창구 역할도 하기 때문이죠.
언어학자이자 프롬프트 엔지니어인 강수진 더프롬프트 컴퍼니 대표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생성형 AI와 프롬프트의 활용법을 설명했다.
청소년도 일상 속 궁금증 해결은 물론 과제용 정보 검색 등 생성형 AI를 자주 사용하죠. 그런데 생성형 AI가 양과 질 면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내놓거나, 허위 정보를 진짜라고 주장하는 경험을 한 적 있지 않나요. 생성형 AI 대화창에 넣는 문장·질문을 프롬프트라 하는데요. 사용자마다 생성형 AI에게 다른 결과를 얻는 이유는 단어의 선택, 문장의 구조, 맥락의 배치 등 AI에게 입력한 프롬프트가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박건우·원지민 학생기자가 효율적인 프롬프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를 집필한 강수진 더프롬프트 컴퍼니 대표를 만나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에 대해 알아봤어요.
Q : 건우: 2023년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활약 중이신데요. 어떻게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을 쓰셨나요.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려면 언어 능력과 인문학적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책을 집필했어요. 누군가는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한 번에 본인이 필요한 답을 얻는 프롬프트를 입력해요. 반면 누군가는 질문을 반복해도 부정확한 답변을 얻곤 하죠. 어떤 프롬프트를 입력하느냐에 따라 생성형 AI의 답변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프롬프트를 잘 쓰려면 앞서 말한 언어 능력과 인문학적 역량이 중요해요. 물론 프롬프트라는 단어 자체가 누군가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노력했죠.
AI가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어의 단위인 토큰을 통해 한국어와 영어 프롬프트를 비교해본 소중 학생기자단.
Q : 건우: 강 대표님은 대화분석학과 상호작용 언어학을 공부하셨는데요. 두 학문이 AI 프롬프트를 연구할 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대화분석학은 사람 간의 대화에서 나타나는 규칙·질서 등을 분석·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부모님과 대화하다가 말싸움으로 번질 것 같으면 갑자기 공부한다고 방으로 들어가 버릴 때가 있잖아요. 그걸 회피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어요. 반면 어떤 사람은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하죠. 이렇게 사람 간의 대화를 하나의 현상으로 보고 관찰하면서, 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을 대화분석학이라 해요.
상호작용 언어학은 사람들이 대화할 때 기본적으로 어떤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를 연구하죠. 예를 들어 두 사람 간의 대화가 잘 진행되려면 일방적으로 너무 많은 말을 많이 하지 않을 것,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것, 진실만을 말할 것 등의 조건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연구하는 겁니다. 저는 정치인들의 대화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러한 학문을 공부했는데,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일할 때도 많이 도움이 됐어요. 사람과 AI 간의 대화에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처럼 여러 규칙·원칙이 적용되고, AI가 더 발전하려면 그 대화를 잘 분석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죠.
Q : 지민: 프롬프트 엔지니어이자 언어학자로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대표님의 10년 내 목표도 궁금합니다.
저는 2023년부터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다양한 언어 모델을 다뤘고, 프롬프트별 응답을 분석해왔어요. 제가 배운 인문학의 가치와 이론들이 AI 기술 발전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때 보람을 느껴요. AI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제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된 뒤로는 장기적인 미래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어요. 앞으로 AI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꾸준한 목표는 있어요. 좋은 질문으로 세상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Q : 지민: 생성형 AI에게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한 좋은 프롬프트는 어떤 요건을 충족해야 하나요.
내 질문에 대한 AI의 '좋은 답변'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해요. 생성형 AI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은 AI와 대화를 하는 것과 같아요. 그래서 그 대화의 구조를 사용자인 내가 잘 설계해야 해요. 정확하고 자세한 프롬프트를 활용해 질문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AI가 내놓은 답변의 양과 질이 왜 마음에 안 드는지도 잘 판단할 수 있어야 해요. AI가 핵심이 빠진 결과물을 내놓을 경우, 어떤 부분을 보충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시 질문하고 요구해야 하기 때문이죠. 또 AI가 추측하거나 생략할 여지가 없도록 정확하게 쓰는 게 중요해요. 특히 한국어는 고맥락 언어라 주어·목적어 등 문장 성분을 생략하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프롬프트를 입력할 때는 문장의 성분을 생략하지 않고 정확하고 세세하게 입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AI는 거짓말을 할 수도 있어요.
청소년도 일상 속 호기심 해결은 물론, 공부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Q : 건우: 우리나라는 한국어에 특화된 AI 개발을 노력 중인데, AI는 언어 사용자의 숫자가 많을수록 유리하지 않나요. 한국어에 특화된 AI가 미국·중국 등에서 개발한 AI에 비해 경쟁력이 있을까요.
맞아요. AI는 미국·중국처럼 해당 언어 사용자의 숫자가 많아야 (학습하거나 분석할) 데이터도 많아서 경쟁력이 있죠. 한국어에 특화된 AI가 영어권에서 개발된 AI만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좋은 성능을 발휘하기는 당장은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다 잘한다는 건 특징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국내 의료·법률 등 특정 분야에서는 한국어와 국내 제도에 특화된 모델이 미국에서 개발한 모델보다 더 좋을 수 있다고 봐요. 예를 들어 여러분이 재학 중인 학교에 대한 정보를 담은 AI 모델을 만든다고 생각해보세요. 다른 AI 보다 여러분의 AI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죠.
Q : 지민: AI를 잘 다루려면 결국 말과 글을 다루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책에서 “문해력이 무너지면 AI 격차가 벌어진다”라고 하셨는데 청소년을 위한 조언을 하신다면요.
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사람이 쓴 글을 정말 많이 읽어야 해요. 생성형 AI는 사람의 글을 학습해 흉내 내는 것일 뿐이에요. 기사·고전·문학 등 여러 분야의 글을 읽어서 AI가 흉내 내지 못하는 인간 특유의 문장과 단어를 많이 접해야 문해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AI도 더 잘 다룰 수 있어요.
강수진(가운데) 대표가 자신의 저서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에 대해 소중 학생기자단과 이야기를 나눴다.
Q : 건우: 청소년이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AI는 모든 분야의 일을 잘하지는 않아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존재하죠. 여러분이 일자리를 찾는 시점에는 AI와 협업을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란 말을 들어봤나요. AI가 그럴듯한 거짓 정보로 답변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AI와 협업을 잘하려면 좋은 프롬프트로 AI에게 질문을 잘하는 것은 물론, AI의 답변이 얼마나 정확한지 검증·비판할 줄도 알아야 해요. 그러니 학교·학원에서 공부할 때도 무조건 수용하지 말고 늘 '왜 그럴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Q : 지민: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를 읽는 독자들이 어떤 메시지를 얻길 바라시나요.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언어로 AI와 대화해 보는 연습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이제 AI 사용을 피할 수 없는 시대가 됐어요. 많은 사람이 생성형 AI를 어떻게 잘 써야 하는지 고민하고 어려워하는데요. 새로운 AI가 등장하면 호기심을 가지고 즐겨 써보고, 나만의 대화 친구를 만들듯이 정확하고 효율적인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연습을 하면 생성형 AI를 잘 사용할 수 있어요.
동행취재=박건우(경기도 판교초 6)·원지민(경기도 현민초 6)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요? 챗GPT·제미나이·코파일럿 등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의문이 든 적이 있었는데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을 읽고 저자 강수진 대표님과 인터뷰하면서 여러 팁을 알게 됐어요. 그중 공감했던 팁은 사람이 쓴 글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에요. AI는 사람의 글을 모방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어휘력·독해력·표현력과 대화의 맥락을 읽는 힘은 AI와 협업하게 될 미래 사회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AI를 바라보는 저의 가치관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AI를 정보를 알려주는 도구로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저와 대화하고 저의 말 한마디에 따라 전혀 다른 답변을 알려주는 대화 친구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강수진 대표님의 말씀을 빌려 마무리하겠습니다. “언어에 우리의 미래가 달렸다.”
박건우(경기도 판교초 6) 학생기자
이번 취재 내용은 『지적 대화를 위한 AI 언어 수업』을 집필한 강수진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AI 프롬프트의 기술이었어요. 프롬프트란 생성형 AI에 입력하는 단어·문장 등인데, AI와 잘 대화하려면 프롬프트를 잘 쓸 줄 알아야 한대요. 제가 책 속에서 인상 깊었던 표현 중 하나는 '한국어가 고맥락의 언어이면서도 한국어가 강력한 전략'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줄임말·의성어·의태어가 많습니다. 또 어떠한 단어를 대체할 단어가 많죠. 그만큼 한국어가 효율적인 프롬프트를 구사하는 데 강점이 있는 언어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AI를 검색하는 용도로만 사용했었는데, '대화하는 상대'라는 것을 알았고요. 문해력이 무너져서 AI 활용 격차가 벌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사람이 쓴 글을 많이 읽어보는 것이 좋다는 강 대표님 말씀도 인상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