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쟁부(국방부)가 추진하는 앤트로픽 퇴출 방침과 안보 현장에서 인공지능(AI) 수요가 충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미 공군 서한을 확인하고 전·현직 당국자를 취재해 이같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공군은 지난달 중순 주요 방산업체에 9월 1일까지 무기체계와 통제 시스템에 쓰는 소프트웨어에서 앤트로픽 제품을 모두 제거하라고 지시했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국방부와 모든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공군은 한 달 뒤인 최근 방산업체에 다시 보낸 지침에서 “공군 시스템·네트워크와 연동해 현재 사용하는 앤트로픽의 제품, 서비스를 제거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발 물러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NYT에 “공군의 새 지침은 앤트로픽 퇴출 방침의 철회가 아니라 제품 제거 의무를 일시 유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엇갈린 지침의 출발점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앤트로픽의 분쟁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군에 AI를 제공하는 대신 두 가지 사용 제한 조건을 제시했다.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국내 감시와 사람이 최종 공격 결정을 내리지 않는 완전 자율무기에 자사 제품을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군이 AI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고 맞섰다. 국방부는 이후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고 군 관련 시스템에서 회사 제품 사용을 금지했다. 앤트로픽은 정부의 퇴출·거래 제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와 적법 절차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다.
미 정부는 공군과 달리 같은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가안보국(NSA)에는 예외를 적용했다. NYT는 NSA가 앤트로픽의 AI 서비스인 ‘미토스’의 실험적 사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미토스로 미군 전산망의 방어력을 시험하는 동시에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네트워크의 잠재적 취약점을 찾고 있다면서다. 미토스를 보안은 물론 적대국 해킹에 활용한다는 의미다. NSA 관계자는 “미토스를 쓰지 못하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무장을 해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