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간 다자 대화를 제안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very good relationship)’를 강조한 것과 관련해 “북·미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주목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는 또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페이스메이커로서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내가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고, (트럼프 취임 후)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입장은 지난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당사국 간 다자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과 외교가 일각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9월 유엔총회 기간 방미와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광복절 경축식 직후인 15일(현지시간) SNS에도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고 “김정은과 나는 사이가 좋다(get along GREAT!)”고 적었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부정적인 신호는 아닐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미 군 당국이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을 시작한 1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군용 차량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청와대는 한·미 연합연습 축소 여부에 대해 “한·미 양국은 그동안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와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해 긴밀히 조율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와 관련한 구체사항에 대해 공조해 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미 군 당국은 17일 정례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에 돌입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연합훈련 조정이 검토되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국민은 한미 군사공조 약화를 걱정하는데, 대통령은 뜬금없이 북미대화부터 촉구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최은석 원내대변인은 “북미 대화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하기 전에 흔들리는 한미동맹부터 바로 세우라”라며 “대한민국 정부라면 대한민국의 안보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