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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 5등급제 도입 이후 ‘강남 3구·여고·자사고’ 학생 유출 급증

중앙일보

2026.08.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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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초중고 의대 및 대입변화 특집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입시 전략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열린 ‘초중고 의대 및 대입변화 특집 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입시 전략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고교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 서울 강남3구와 여고·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중심으로 고1 전출 학생이 2년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1등급(상위 10%)을 받지 못하면 희망 대학 진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입학했던 학교를 떠나 내신 경쟁이 덜한 학교로 옮기거나 아예 학교를 떠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학교알리미의 ‘전·출입 학생 수’ 공시 자료에 따르면 내신 5등급제가 도입된 2025년 기존 학교를 떠난 고1 학생은 2023년과 비교해 서울 강남3구와 여고, 자사고 등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의 2023년과 2025년 고1 전출 학생 수를 비교한 결과 강남구가 77명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가 52명, 송파구가 49명 늘어 강남3구가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은평구도 45명 증가했다. 강남구에서는 자사고인 휘문고의 고1 전출 학생이 16명 늘었고, 서초구에서는 반포고(15명), 송파구에서는 잠신고(14명)의 증가 폭이 컸다.


전국적으로는 여고의 고1 전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경남 합천여고는 고1 전출 학생이 2023년보다 25명 늘어 증가 폭이 가장 큰 학교 중 하나로 꼽혔다. 경기 과천여고는 18명, 제주 신성여고와 부산 금명여고는 각각 17명 증가해 전국 증가 폭 상위 10개 학교에 포함됐다.

서울에서도 무학여고(12명), 상일여고(11명), 경기여고(8명) 등에서 고1 전출 학생이 늘었다. 자사고 가운데서는 휘문고와 대전 대성고가 각각 16명 증가하며 전출 증가 폭이 큰 학교에 이름을 올렸다. 전출 통계만으로 학생들이 학교를 옮긴 이유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내신 경쟁이 치열한 학교와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여고 등에 증가세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교육계는 5등급제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자료 : 학교알리미

자료 : 학교알리미

다만 교육부는 전학과 별개로 자퇴 통계만 놓고 보면 5등급제 도입 이후 고1의 학교 이탈이 급격히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1 자퇴 학생은 5등급제 도입 이전부터 증가하는 추세였다. 2022년 7880명에서 2023년 9373명으로 늘었다가 2024년에는 9346명으로 다소 줄었다. 내신 5등급제가 도입된 2025년에는 1만6명으로 다시 늘었지만, 기존 증가세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큰 폭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3까지 전 과목에서 모두 1등급을 받는 학생 수는 2028학년도 의대 정원인 3671명보다 적을 것”이라며 “내신 5등급제에서도 학생을 가려낼 수 있는 변별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최상위권 학생을 중심으로 내신 1등급을 받기 어려운 학교를 피하려는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자사고인 세화여고·양정고·휘문고는 올해 신입생 일반전형에서 경쟁률이 1대1에 미치지 못해 모집정원만큼 지원자를 채우지 못했다. 학생 수가 400명대로 비교적 적은 규모인 서울의 한 여고 관계자는 “1등급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학교 배정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 인근 남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도록 남녀공학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육계에서는 지난해 고1로 입학한 학생들이 올해 고2가 되면서 학교를 그만두거나 다른 학교로 옮기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2부터 수강하는 진로·융합 선택과목에도 상대평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선택과목은 공통과목보다 수강 인원이 훨씬 적어 학생들은 더 작은 집단 안에서 1등급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 강남구에서 상대적으로 내신 경쟁이 덜한 구로구 같은 지역으로 학교를 옮기려는 학생들의 상담이 꾸준히 들어온다”며 “전 과목에서 내신 1등급을 받아도 의대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워지면서 논술이나 면접 등 다른 전형 요소로 차별화하려는 학생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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