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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감독도 왔는데 29점차…한국농구 ‘광복절 참사’

중앙일보

2026.08.17 08:01 2026.08.1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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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진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일본전 최다 점수 차(66-95, 29점) 패배 기록을 썼다. [사진 일본농구협회]

15·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진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일본전 최다 점수 차(66-95, 29점) 패배 기록을 썼다. [사진 일본농구협회]

“패배보다 무서운 건 무색무취 농구로 끝났다는 점이다.”

광복절 주말 일본과 벌인 원정 2연전에서 잇따라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농구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농구계의 평가다. 니콜라이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에서 벌인 일본과의 평가전 2차전에서 66-95로 참패했다. 29점 차는 역대 한일전 최다 점수 차 패배다. 전날인 광복절에 치러진 1차전에서 68-88, 20점 차로 져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당시 17점 차(58-75) 패배를 넘어섰던 한국은 하루 만에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 에이스 이현중이 미국프로농구(NBA) 미니캠프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면서 결장했고, 부상자도 있었다. 반면 일본은 하치무라 루이, 가와무라 유키(이상 LA 클리퍼스), 와타나베 유타, 귀화 선수 조시 호킨슨 등 최정예를 소집했다. 그러나 일본과의 전력 차만 탓할 순 없는 경기였다. 확연한 전력 우위를 확인한 일본이 2차전에서 하치무라를 비롯한 일부 주전급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음에도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과는 물론 내용조차 없었다는 지적이다.

첫 외국인 사령탑인 마줄스 감독의 전술적 역량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올 초 한국 지휘봉을 잡은 마줄스 감독은 유럽의 선진 농구를 접목해 줄 지도자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권을 부여받아 전임 감독들이 하지 못했던 장기간 비공개 훈련을 진행하고도 1승 5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 수비 전술과 조직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그는 지난 3월과 7월 일본과의 두 차례 맞대결을 통해 상대의 강점인 외곽포를 경험하고도 별다른 대책 없이 이번 2연전에 나섰다. 그 결과 속수무책으로 오픈 슛 기회를 내줬고, 한국이 수비 대형을 갖추기도 전에 일본이 손쉽게 득점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안준호 전 감독과 전희철 임시 감독 체제에서 보여줬던 한국 특유의 스피드 농구도 실종됐다. 강력한 압박 수비로 공을 가로채 빠른 역습을 전개해야 할 한국은 일본 가드진을 제어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손발도 맞지 않아 공격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런데도 마줄스 감독은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최상의 전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선수 구성 탓으로 돌렸다.

대한농구협회는 마줄스 감독을 선임하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8 LA 올림픽 진출이 목표”라고 밝혔지만, 현재 경기력으로는 달성하기 버거운 꿈이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 마줄스 감독은 다음 달 아시안게임에 나설 선수들을 주축으로 한일전 엔트리를 꾸렸다. 이달 말 월드컵 예선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동일한 전력으로 나선다. 신기성 tvN 해설위원은 “커리어 대부분을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로 보낸 마줄스는 유소년 육성 전문가에 가깝다”라며 “성장보다 완성도 높은 조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성인 대표팀에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라고 짚었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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