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24일 송도경찰서 신설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행정지원과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사진 연수구의회]
인구가 증가하는 수도권 신도시 곳곳에서 경찰서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받아들여진 곳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어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현재 수도권에서 경찰서 신설이 예정됐거나 요구 중인 지역은 경기 화성·평택·용인·시흥·파주 운정과 인천 송도·검단·영종 등이다. 대부분 대규모 택지 개발 등으로 짧은 기간에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신도시다. 기존 경찰서가 감당하기엔 관할 면적이 넓거나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가 전국 평균보다 많은 곳도 있다.
인천에서는 영종·검단이 이미 신설 절차를 마쳤거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영종경찰서는 지난 7월 영종구 출범과 동시에 문을 열었다. 2019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조직 신설 승인을 받은 지 7년 만이다. 현재 임시 청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2029년 정식 청사가 준공될 예정이다. 검단경찰서는 2028년 개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서구(현 서해구)와 검단구가 분리됐지만, 검단경찰서 개서 전까지는 서부경찰서가 서해구와 검단구의 치안을 담당한다.
인구가 증가하는 경기 남부권에서도 잇따라 경찰서가 새로 들어선다. 경찰서가 1곳인 평택과 시흥에는 각각 평택북부서(2028년)와 시흥남부서(2029년) 신설이 추진된다.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인 용인에는 3번째 경찰서인 용인수지경찰서가 2029년 문을 열 예정이다.
반면 인천 송도 등은 신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주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속한 송도는 2019년부터 경찰서 신설을 요구해왔지만 행안부·경찰청 심의 문턱을 매번 넘지 못했다. 인구 23만명으로 연수구 전체 인구의 53%를 넘는데도 독립 경찰서 없이 연수경찰서가 신·구도심을 전부 관할한다. 최근에는 도심에서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민선 9기 출범과 맞물려 다시 신설 요구가 커지고 있다.
화성시는 특례시인데도 경찰서가 서부·동탄 두 곳뿐이다. 경찰관 1인당 담당 인구는 996명으로, 전국 평균(391명)보다 훨씬 많다. 이에 정명근 화성시장이 지난해 지역구 국회의원 4명과 함께 경기남부경찰청에 신설 건의문을 전달했고, 예산 협의가 마무리되면서 지난 10일 요구 3년 만에 신설이 확정됐다. 앞으로 부지 마련 등 신설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 방침이다.
현행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경찰서 신설 기준이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경찰서가 신설되려면 지자체 건의와 시·도경찰청 요청, 경찰청 직제 반영에 이어 행정안전부 심사·기획재정부 예산 협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관련 기준이 없다 보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신설을 요구할 만한 근거를 마땅히 내세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단체 관계자는 “송도 주민들은 7년째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데, 번번이 심사에서 탈락한 반면 다른 지자체는 큰 요구 없이도 신설됐다”며 “결국 정치 논리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신설과 관련해 정해진 법적 기준은 없지만, 실무적으로는 면적·인구·총범죄·교통사고 등 치안 수요가 대도시형(1급지) 경찰서 2배 정도에 달하면 분서나 신설을 검토한다”며 “이런 기준을 가지고 행정안전부와 적극 협의를 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엄격히 심사를 진행하다 보니 신설 승인이 잘 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