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권고합니다.” 지난 16일 오후 9시31분 경남도가 거제시민에게 보낸 재난문자다. 시간당 50㎜ 이상 폭우로 피해가 우려되면서다. 이때만 해도 ‘대피 권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빗줄기가 거세지면서 산사태와 도로·주택 침수 등 피해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약 12시간 동안 쏟아진 24개의 재난문자에는 밤사이 급박했던 거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첫 위기 신호는 ‘산’이었다. 거제시는 오후 11시6분 옥포동 등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고 산림 주변 접근을 금지했다. 하지만 5시간여 뒤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인근 아파트 20대 주민 1명이 숨졌다. 17일 자정을 넘기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했다. 급기야 오전 2시48분 거제시는 “피해 지역에 소방차 진입이 불가하니 안전한 구역으로 대피해 달라”고 알렸다. 침수는 빠르게 도심으로 번졌다. 날이 밝아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통행 제한’에 이어 이날 오전 9시쯤 ‘추가사고 예방을 위해 불필요한 이동을 자제해 달라’는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한편 소방청은 17일 인명 구조를 위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거제·통영에서만 136명을 구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회의를 열고 폭우 피해가 집중된 경남 등 남부 지역에 특별교부세 30억원과 재난구호사업비 4000만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