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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 새 길 찾는다…징기스칸 초원 누비는 K기업

중앙일보

2026.08.17 13:00 2026.08.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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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초원 광물 탐사 현장에서 알탄호야그 볼로르지오 현장소장(맨오른쪽)과 직원들이 시추한 암석 코어를 확인하고 있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초원 광물 탐사 현장에서 알탄호야그 볼로르지오 현장소장(맨오른쪽)과 직원들이 시추한 암석 코어를 확인하고 있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위이잉-’ 땅속을 파고드는 드릴 소리가 초원에 울려 퍼졌다. 잠시 뒤 시추공에서 흙탕물이 솟구쳤고, 작업자들은 땅속을 파고들었던 파이프를 끌어올렸다. 지하 약 70m 지점에서 끌어올린 길이 약 3m의 원통형 암석 코어(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업자들은 암석 코어를 순서대로 상자에 옮긴 뒤 시추공 번호와 깊이를 표시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초원의 광물 탐사 현장. 아이막은 한국의 도, 솜은 군에 해당한다. 바양노르솜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약 190㎞ 떨어진 지역으로, 인근에는 구리·금 등 광산지대가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초원 광물 탐사 현장에서 알탄호야그 볼로르지오 현장소장(가운데)와 직원들이 탐사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초원 광물 탐사 현장에서 알탄호야그 볼로르지오 현장소장(가운데)와 직원들이 탐사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알탄호야그 볼로르지오 현장소장은 “지질조사와 자기장·전기탐사 결과 등을 토대로 광물 존재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찾아 시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희토류·리튬·텅스텐 등이 포함될 수 있는 페그마타이트를 비롯해 규석·금·백운모 등의 매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알탄호야그 소장은 “광물의 존재 여부와 경제성은 시추 암석 코어의 성분 분석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계 자원탐사업체 볼로르지오는 2023년 몽골 당국으로부터 바양노르솜 일대 6481㏊의 탐사권을 획득했다. 탐사권은 광물의 존재와 분포를 확인하기 위한 권리로, 실제 상업 채굴을 위해서는 별도로 당국의 채굴권 허가를 받아야 한다. 볼로르지오는 약 3년간 사전 조사와 지역사회 협의 등을 거쳐 지난달 본격적인 시추에 착수했다.


광물 탐사는 지질측량과 지질화학 조사, 지질물리 탐사, 시추 등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볼로르지오는 소련 시절 작성된 지질자료를 토대로 조사 범위를 세분화하고 지질화학 조사와 자기장·전기 등 지질물리 탐사를 거쳐 시추 지점을 선정했다.


볼로르지오 관계자는 “소련 시절 지질학자들이 몽골 전역을 조사하면서 이 일대의 지질과 광물 흔적을 기록했다”며 “축척 1대 50만 수준의 지질자료를 탐사권 획득 뒤 1대 2만5000 수준까지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질화학 조사와 자기장·전기 등 지질물리 탐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이를 토대로 선정한 지점에서 시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자들이 드릴장비를 활용해 땅속 암석층을 뚫고 있다. 땅속을 파고들었던 파이프를 끌어올리면 암석 코어(덩어리)가 따라나온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작업자들이 드릴장비를 활용해 땅속 암석층을 뚫고 있다. 땅속을 파고들었던 파이프를 끌어올리면 암석 코어(덩어리)가 따라나온다.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볼로르지오는 첫 조사지에서 채취한 암석·토양 등 1400여개 시료를 글로벌 광물 분석업체인 ALS(오스트레일리안 래버토리 서비스)와 SGS(소시에테 제네랄 드 쉬르베이앙스) 등에 분석 의뢰했다. 분석 결과는 향후 시추 지점을 좁히고 광물의 분포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탐사가 본격화하면서 지역사회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바양노르솜의 면적은 6만9600㏊로 여의도의 약 240배에 달하지만 인구는 500가구 1886명에 불과하다. 주민 대부분은 목축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바양노르솜 관계자는 “지역 내 7개 기업이 탐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탐사를 시작한 기업은 한 곳에 불과하다”며 “실제 채굴로 이어져 지역 일자리와 세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앙정부 재정 의존도가 70%에 달하는데 이를 50%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몽골은 광물자원이 풍부하지만 실제 개발은 제한적이다. 몽골투자무역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업허가율은 4.7%에 불과하다. 내륙국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물류 인프라 제약으로 자원 수출도 중국에 크게 의존해왔다.


몽골투자무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의 89.4%가 중국으로 향했으며 주요 수출품은 석탄과 구리광석·정광 등 천연자원이다. 희토류·리튬 등 고부가가치 광물 개발과 수출선 다변화 필요성이 커지는 배경이다.


몽골이 자원 개발과 수출선 다변화를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도 핵심광물 공급망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몽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핵심광물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당시 양국 정상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미래 협력 분야 중 하나로 제시하고 한·몽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


암석 코어의 일부를 절단한 단면의 모습.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암석 코어의 일부를 절단한 단면의 모습. 바양노르솜(몽골)=고석현 기자

한국은 몽골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첨단산업에서 핵심광물 수요가 많다. 두 나라가 자원 탐사와 개발, 공급망 구축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정부는 또 지난 12일 발표한 미래성장동력 7대 시드(SEED·씨앗) 중 하나로 ‘첨단 공급망 생태계 구축’을 제시하고 민관 협력형 핵심광물 확보를 추진하기로 했다.


볼로르지오 관계자는 “몽골은 초원 지형이라 산악 지역보다 탐사 접근성이 좋고 인근 마을에서 용수와 필요한 물자를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시추 시료 분석과 지질물리 탐사를 통해 광물의 분포와 자원량 등을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탐사 결과와 광물자원량 등을 국제 기준에 따라 정리한 보고서(JORC 기준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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