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A 전공의: 수련 중인 대학병원에서도 365일 병원을 지키는 교수님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이 병가를 쓰거나 하루라도 자리를 비우면 병원 시스템이 마비될 뻔한 상황을 여러 번 봤다. 지금의 소청과는 사실상 한 사람의 헌신으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평범한 의사 2~3명이 함께 시스템을 유지하고, 누군가 자리를 비워도 운영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B 전공의: 소청과는 다른 과보다 금전적 보상이 적고 노동 강도는 높다. 그런데도 아이들이 좋아서 선택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하지만 의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수십억 원대 배상 판결이나 과거 이대목동병원 사건 같은 사례는 그런 사람들조차 선뜻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다. 국가가 먼저 의사들을 보호해주고, ‘이런 일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야 한다.
C 전공의: 지방 병원은 모든 소아 세부 진료과를 갖출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소아 인구가 적어 세부 전문의를 채용할 자리 자체가 많지 않다. 세부 전공을 해도 일할 곳이 없으니 굳이 힘든 과를 선택할 이유도 사라진다. 정작 가장 위기인 세부 분과는 하루하루 당직을 버티느라 목소리를 낼 사람조차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다. 국가가 세부 전문의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지역 간 이송체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김서연 전공의: 소아 의료는 사회 안전망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나 소청과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소아 환자 수가 적은 현실을 고려해 수가 체계 전반을 손질하고, 저출산 대책과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소아 진료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소청과와 연관된 의사·간호사 등 각 직역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