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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검찰수사관 수사도 검사가 수사개시한 것”…수사·기소 분리 첫 판단

중앙일보

2026.08.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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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검사가 아닌 ‘검찰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한 사건을 담당 검사가 기소한 경우에도 수사·기소 분리원칙 위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검찰수사관이 추가수사 중 범죄혐의 발견

대구지검은 구미시 공무원 A씨를 2024년 9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2021년 12월부터 약 1년 2개월간 등산로 보행용 매트 납품 업체 대표의 사업 편의를 봐 주는 대신 업체에 자녀를 채용시켜 급여 명목 약 835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A씨의 범행은 A씨가 2016년 벌인 또 다른 뇌물 사건을 수사하던 중 검찰 수사관이 발견한 것이었다. B검사는 2016년 발생한 사건을 송치받아 추가수사를 한 뒤 A씨를 기소했는데, 이 추가수사 과정에서 검찰수사관이 A씨의 2021년 뇌물 범행을 발견했다. B검사는 송치받은 뇌물 사건을 2024년 8월 기소하고 약 1개월 뒤 추가로 발견한 사건도 기소했다.

재판에서는 B검사가 A씨를 기소한 게 ‘수사·기소 분리 원칙’ 위반에 해당하는가가 쟁점이 됐다. 검찰청법 4조 2항은 “검사는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반한 공소제기는 무효이기 때문에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수사를 개시한 주체가 ‘검사’가 아닌 ‘검찰 수사관’이라는 점에서 양측 주장이 충돌했다.

1·2심에서는 기소가 모두 적법하다고 보고 A씨의 뇌물 혐의를 모두 합쳐 징역 8년 및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약 1억 50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사와 검찰수사관은 별개의 수사기관으로서, 검찰청법 4조 2항의 ‘검사’에는 ‘검찰수사관’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은 ‘검사가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소가 적법하다고 했다.



대법 “검찰수사관의 수사, 검사 수사의 보조로 봐야”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수사관들이 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수사관들이 청사 밖으로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는 것”이라며 “검찰수사관의 수사는 검사의 수사를 보조할 뿐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경찰과 달리 검찰수사관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상 수사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검사 자신의 수사개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새롭게 발견한 A씨의 범죄를 B검사가 기소한 것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위반된다고 봤다. 수사를 지휘한 B검사가 아닌 다른 검사가 기소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이같은 판단 하에 지난달 9일 A씨 등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검찰청법 4조 2항의 ‘검사 자신이 수사개시한 범죄’에 검찰수사관이 검사 지휘로 착수한 수사가 포함되는지를 명확히 밝힌 최초의 판결”이라며 “검찰 수사관은 독자적 수사개시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10월 2일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시행되면 이번 판결과 같은 쟁점이 발생할 가능성은 사라지게 된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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