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생후 7개월 영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부부가 정부와 대전시의 양육 지원금 1200여만원을 빠짐없이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실이 대전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숨진 A군에게 지급된 복지급여는 모두 1217만원이다.
부모급여가 8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첫만남이용권 200만원, 기타 양육지원금 105만원, 아동수당 82만원, 출산장려금 30만원 등이 지급됐다.
A군이 숨진 지난달에도 부모급여 100만원과 아동수당 10만5000원 등 110만5000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지검은 지난달 31일 A군 부모를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피시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며 갓 태어난 아들을 장시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망 당시 A군의 몸무게는 3㎏대로, 생후 7개월 남아의 표준 체중인 8㎏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은 영양실조와 탈수로 조사됐다.
하지만 A군이 태어난 뒤 숨질 때까지 7개월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경찰 어느 곳에서도 뚜렷한 위험 신호를 포착하지 못했다.
대전시 조사 결과 A군은 e아동행복지원시스템과 복지사각지대발굴시스템의 발굴 대상자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두 시스템은 건강검진 미수검이나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 등 행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기 아동과 가구를 찾아내 공무원이 직접 확인하는 제도다.
대전시 관계자는 “해당 아동이 영유아 건강검진은 받았고, 한차례 필수 접종을 했던 것으로 확인돼 시스템상으로는 별다른 특이점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도 A군이나 부모와 관련한 아동학대 또는 가정폭력 신고 이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지원금이 입금된 피의자 계좌에서 피시방 이용료, 게임 결제 등 사용 이력은 확인되나, 정부지원금과 무관한 수입도 확인되므로 피시방 이용료 등이 정부지원금에서 유용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양육수당은 아이가 태어난 뒤 숨질 때까지 정상적으로 지급됐지만, 정작 아이의 생존과 안전을 확인하는 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프리해든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생후 14일부터 24개월 미만 영유아의 필수 건강검진(총 4회)을 보호자의 법적 의무로 규정하고, 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아동 수당을 일시 정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모바일과 유선 안내, 담당자 가정 방문과 대면확인, 최종 불응 시 아동수당 일시 정지 등 단계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관련 규제안 마련을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진행되고 있다.
박정현 의원은 “이번 사건을 부모의 책임을 묻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아이가 먼저 보이는 아동복지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