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1 및 제36회 국무회의에서 한·미 핵 잠수함 협력 사업에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자신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전시작전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서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자”며 “보다 건설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미래를 상징할 핵 잠수함 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달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견고한 한·미동맹, 자주적인 국방 역량 강화는 서로 필요·충분 조건이다. 동맹이 굳건해야 안보의 근간이 더 튼튼해질 것이고, 우리 자신의 힘을 키워야 동맹으로서의 가치와 필요성도 더 커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 대통령과 전화를 했다”며 공개한 대화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과 관련해 (당신이) 원한다면 조금 도와줄 수 있는가’라고 물었는데 그는 ‘사양한다(No thanks)’고 답했다”며, 이에 주한미군을 언급하면서 “‘글쎄. 그렇다면 왜 우리는 당신을 돕기 위해 관여해야 하느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SNS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시사하며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한 데 대해서도 침묵했다.
다만,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란에서의 전쟁 또 호르무즈의 자유 통항 관련해서 처음부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논의를 적극적으로 해 왔다”며 “한반도의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을 감안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군사적인 기여 방안에 대해서 검토를 해 왔고, 이란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국제사회와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정상 간의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지면 좋겠다”면서도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 연합 연습·훈련 등에 대해서 미 측과 조율을 계속해 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접견한다고 청와대가 이날 밝혔다. 왕 부장은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공식 방한한다. 왕 부장은 같은 날 위성락 실장과도 회담하고 오찬을 함께 하는데, 이 자리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앞서 올 1월 발표한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경기 과천 경마장·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 등 수도권 주요 주택공급 부지 착공에 속도를 내기 위해 18일 국무회의에서 이들 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 인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태릉CC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서울 태릉골프장(CC)과 경기도 과천시 경마장·방첩사 부지 일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총량 규제에서 예외로 하는 안건이 심의·의결됐다. 정부가 서민 주택 공급 등을 위해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대해선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태릉CC의 경우 올 하반기 세계유산영향평가와 내년 3월 지구 지정 등을 거쳐 2029년 9월 착공(6800호)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천 경마장의 경우 올 9월에 이전 대상지를 선정하고, 방첩사는 내년 상반기 비(非)핵심시설부터 이전을 시작해 2029년 12월 착공(9800호)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부지는 1·29 공급 대책의 핵심 택지 중 일부다.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미국·남미(7박 11일)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7시간 30분간 주재한 부동산·증시 현안 점검회의에서 신규 택지 조성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국토교통부 산하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1·29 대책 속 태릉CC 등에 대해 그린벨트 해제 총량 예외 인정 심의를 마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와 같은 예외 인정 물량이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의 반대에도 그린벨트 부지 내 공공주택 공급 사업의 첫 삽을 뜨기 위한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책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수용하는 유연성을 갖되 정책을 흔들려고 하는 시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